허상과 실상을 스스로 깨달아야
허상과 실상을 스스로 깨달아야
  • 시정일보
  • 승인 2008.01.31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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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以幻迹言(이환적언)하면 無論功名富貴(무론공명부귀)도 卽肢體(즉지체)도 亦屬委形(역속위형)하며 以眞境言(이진경언)하면 無論父母兄弟(무론부모형제)도 卽萬物(즉만물)도 皆吾一體(개오일체)니 人能看得破認得眞(인능간득파인득진)하면 可任天下之負擔(재가임천하지부담)하며 亦可脫世間之 鎖(역가탈세간지강쇄)니라.”
이 말은 ‘이 세상의 모든 것을 허상으로 본다면 부귀공명은 물론 내 육신까지도 잠시 빌린것에 불과하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실상으로 본다면 부모형제는 물론 세상만물이 나와 한몸이 아닌 것이 없다. 모쪼록 사람들이 이 세계가 허상임을 알아차리고 만물이 나와 한몸임을 깨닫는다면 비로소 세상의 짐을 맡아 이끌어 나갈 수가 있고 세상의 속박에서 벗어날 수가 있다’는 의미이다.
작금에 들어 노무현 대통령이 긴급 기자회견 형식을 빌려 새 정부의 정부조직 개편안에 분명한 반대의견을 밝힌 것은 참으로 어이없는 처사가 아닌가 싶다.
개편안이 내용상 본질적 변화 없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거부권을 행사해 재의를 요구할 터이니 그런 일이 없도록 알아서 잘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된다.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의 가치를 거듭 강조하고 있으나 5년간 대불공단 전봇대 하나 뽑지 못한 가치라는 점을 자각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지난 5년을 책임지는 대통령이라면 그 가치와 옛 정부조직법은 역사에 맞기고 조용히 물러나는 것이 순리가 아닐까 싶다.
새정부가 국민을 위해 새롭게 봉사할 수 있도록 개편안에 대해서도 서명해 유사 이래 장관이 없는 유령정부가 되지 않도록 물러나는 대통령으로서 현실과 실상을 깨닫고 국민을 위해 용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만약 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발효되지 않을 경우 엄청난 혼란과 부작용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으며 그 이후에 벌어지는 모든 사태는 전적으로 노 대통령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직시 대국적 차원에서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