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인사청탁 근절 정부와 공기업으로 확산돼야
농협 인사청탁 근절 정부와 공기업으로 확산돼야
  • 시정일보
  • 승인 2008.03.06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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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농협이 정·관계의 외부인사를 동원 인사청탁을 한 직원 110명에게 경고장을 보낸 것으로 드러나 우리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의 지시로 보낸 이 서한에는 ‘내부 시스템을 통해 충분히 상담할 수 있었는데도 외부에 인사를 청탁해 인사 질서를 문란하게 했다'는 경고가 들어 있었다고 한다.
아울러 이번에 경고를 받은 직원들에 대해서는 자체 관리하는 한편 앞으로도 인사 청탁을 하는 직원들에게는 인사에서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고 한다.
이는 만시지탄의 감은 있지만 매우 바람직한 일이며 농협이 말로만이 아닌 인사청탁에 대해 구체적인 의지를 실천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 생각된다. 그간 농협은 비대한 조직과 방만한 경영 탓에 개혁해야 할 첫 번째 공기업으로 거론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학연과 지연에 따른 불공정한 인사와 단위농협 차원에서 일어나는 불법과 부실대출 등의 문제점이 잔재돼 있다는 것이 농협 안팎의 공통된 지적이었다.
제4대 민선 중앙회장으로 취임한 최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인사 개혁을 강조했으며, 금융노조 농협중앙회지부 또한 최 회장에 앞선 1∼3대 회장이 모두 구속된 사태가 회장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임직원의 줄서기 현상 때문이라고 밝히고 인사 혁신을 강력히 주문했다.
그간 청탁 바람이 워낙 거세다보니 독자적인 인사가 매우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는 농협의 이번 인사청탁에 대한 경고가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인사청탁을 뿌리 뽑을 수 있는 시발점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옛부터 인사가 만사라고 했다.
그러나 자칫 인사를 잘못하면 결국은 만사가 아니라 망사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직시해야 할 것이다. 늘 인사철만 되면 정·관계를 비롯 그 상부기관이나 이해 관련부서와 무시할 수 없는 외부인사들로부터 인사청탁을 받는 기관이 비단 농협뿐만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중앙정부를 비롯 정부투자기관 등 공기업과 금융기관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인사청탁은 공정인사를 해칠 뿐만 아니라 그 조직 자체를 슬럼화시키며 부실케 하고 있다.
특히 공직사회나 공기업의 복지부동과 무사안일도 청탁인사로 상징되는 불공정 인사의 주범이라 생각된다. 인사청탁에 대한 보다 근본적 해결책은 출신지역을 비롯 배경이나 연줄이 아니라 오직 개개인의 능력에 의한 적재적소의 인재 기용 등 공정인사에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작금의 정부부처도 이번 농협의 조치를 교훈삼아 부처통폐합으로 조만간 단행될 구조조정에 정실인사나 청탁의 외풍을 철저히 차단 적재적소에 인재를 고루 기용하는 것만이 국가의 미래를 밝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 공정한 인사를 단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