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억 들여 은행나무 살리는 도봉구
40억 들여 은행나무 살리는 도봉구
  • 시정일보
  • 승인 2008.04.24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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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鍾榮 기자 /jykim@sijung.co.kr

최근 도봉구는 방학동에 있는 은행나무를 살리기 위해 매입한 빌라 두 동을 철거했다. 이 은행나무를 살리는 데 도봉구는 약 40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90년대 초반부터 은행나무 상태가 나빠지기 시작해 1995년에는 병이 들면서 가지가 마르고 잎이 시들해지기 시작했다. 도봉구는 썩은 가지를 제거하고 영양제를 투입했지만 효과가 적었다. 문제는 나무 좌우의 아파트와 빌라였다. 콘크리트에 막혀 뿌리가 뻗지 못하고 바람이 잘 통하지 않아 배수가 원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네이버의 한 카페 운영자가 지난해 은행나무 살리기에 대해 부정적인 글을 자신의 카페에 올린 글을 읽었다. 40억원을 들여 은행나무를 살린다는 당시 신문기사를 읽고 쓴 글이다.
카페 운영자는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봉구가 더 효과적으로 예산을 쓰지 않고 기껏 은행나무 한 그루를 살리기 위해 40억원이라는 거액을 투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은행나무 살리기는 도봉구가 고목나무 주변을 정리해 공원화하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특히 도봉구는 도봉산 등이 있어 경관이 좋고 친환경적인 지역인 만큼 은행나무를 살리기 위해 거액을 들일 필요가 없고, 투입해야 한다면 도봉구 외의 지역에 투자해야 한다고 밝혔다. 과소비를 경계해야 할 공공기관이 도리어 과소비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하지만 도봉구의 은행나무 살리기는 40억원을 떠나 당연한 것으로 봐야 옳다. 40억원은 서울시 지원금도 포함돼 있다. 빌라 철거에 대한 보상비와 공원 조성비용 등을 포함한 것이라는 점도 참조해야 할 사항이다. 녹지 공간 확보는 모든 자치구가 실시하고 있다.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업은 적게는 수억원에서 수백억원이 들어가기도 한다. 그런데도 이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런 맥락에서 생각하면 카페 운영자처럼 단순히 거액을 들여 나무를 살리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번잡한 세상에서 자연은 소중한 ‘쉼표’다. 그러므로 은행나무 정자공원은 도봉구가 주민들을 위해 만든 또 하나의 쉼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