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에 이어 조류독감?
광우병에 이어 조류독감?
  • 시정일보
  • 승인 2008.05.09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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方鏞植 기자 / argus@sijung.co.kr

서울에서도 고병원성 조류독감(AI)이 발생했다. 지난 4월7일 전북 정읍ㆍ김제시에서 최초 발병한 지 거의 1달만이다. 당국에서는 당초 조류독감이 최성기를 지난 이후여서 금방 수그러질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당국이 기대와는 달리 전남과 경기, 충남, 경북 등 전국 곳곳에서 오히려 더 활발해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더욱이 이젠 서울 도심에서까지 조류독감이 발생되고 말았다. 이와 관련, 광진구가 늑장대응을 했고 어린이날을 맞아 인근 어린이대공원을 찾은 수 십 만의 어린이와 부모들의 가슴을 조아리게 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어린이대공원은 발병근원지인 광진구청에서 불과 1.4km 거리에 있다. 조류독감 행동지침에는 500m 이내를 오염지역, 3km 이내를 위험지역으로 정하고 있다.
이런데도 광진구가 조류독감으로 의심되는 꿩의 폐사를 며칠씩이나 감췄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물론 알고 그러지는 않았다고 믿는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조류독감이 창궐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조그마한 유사증세라도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했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은 셈이다.
서울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하자 서울시는 물론 일선 자치구에선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인근 성동구는 보건소 방역관련 공무원을 3개조로 묶어 24시간 상황근무하고 있다. 특히 이곳에서는 초등학교 인근 자투리 공원에서 참새 등 조류가 죽자 조류독감이 아닌가 하고 국립과학수의검역원에 정확한 진단을 요청했다. 또 가금류를 사육하는 Y초등학교와 중랑천 철새거주지역 등에 대한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이렇게 되자 시민들은 광우병 소동이 한창인 가운데 또 다시 조류독감을 걱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광우병보다 더 무서운 게 조류독감이라고 말한다. 만일 사람에게 조류독감이 전염된다면 14C 중반 유럽을 휩쓸고 지나갔던 흑사병과 맞먹는 위험이 올 수도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100만 명이 감염되고 그 중 3만 명이 죽을 수 있다는 예측이다.
그런데 광우병과 달리 조류독감은 백신도, 별다른 예방방법도 없다. 단지 가금류는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하고 목욕 등을 통해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는 말뿐이다. 이런 점에서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정부의 할 일이 크다. 국민들이 괜한 두려움을 가졌을 때 야기됐던 광우병 소동에서도 알 수 있듯 정확한 예방법과 적극적인 대처만이 국민의 두려움과 우려를 없앨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