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만 서울시민 ‘생명수 공급’
1천만 서울시민 ‘생명수 공급’
  • 시정일보
  • 승인 2004.07.02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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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정 본격 탐사 연중기획시리즈⑧ 상수도사업본부
지방자치가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몇 년전인 1988년 5월 ‘지방자치 속으로’기치를 내걸고 창간된 본지는 창간 16년을 넘겼으며 그동안 독자들의 열렬한 성원 덕택으로 지방자치 발전에 힘을 보탤 수 있게 되었다.
왕성한 활동기에 접어든 본지는 창간 16년을 맞이해 전문행정종합지로서 더욱 심도있는 기사로 독자들에게 다가가려 한다. ‘서울시 실·국·본부 탐방 연중기획’이 바로 그것이다. 14조원이 넘는 예산과 4만7000명에 달하는 메머드 행정조직인 서울시가 펼치는 방대한 시정속으로 들어가 실·국·본부의 조직과 예산, 주요 업무들에 대해 소상히 알아보고 이를 독자제위께 알림으로서 서울시정에 대한 이해와 애정을 높여 궁극적으로 본지에 부여된 사명, 즉 ‘지방자치 발전에 이바지’ 하려는 것이다.
이번호에서는 1100만 서울시민의 식수를 담당하는 상수도사업본부를 찾아보았다. -편집자주-




6부1연구소 18개 사업소 ‘조직체계’


1989년 11월 각 구청에서 관리하던 상수도 업무가 한 곳으로 통합된다. 서울에 수돗물을 공급하기 시작한지 80여년 만이다. 동시에 물에 대한 인식도 많이 달라졌다. 더 이상 물을 ‘물 쓰듯’했다가는 물이 동날지도 모른다는 사실은 사람들에게 물에 대한 인식을 크게 바꾸는 계기를 마련했고 물에 대한 바램도 만들어 냈다. 사람들은 점점 ‘안전한 물’, ‘건강한 물’을 염원했고 그 바램을 사명으로 태어난 것이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발족 15년, 상수도사업본부는 1천만 서울시민의 ‘생명 공급선’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으며 김흥권 본부장을 정점으로 6부, 1연구소, 18개 사업소(수도사업소 11, 정수사업소 6, 수도자재사업소) 2787명의 직원들이 ‘생명의 물’을 위해 전력질주하고 있다.
상수도사업본부의 올해 예산은 8496억원. 이 예산은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의 생산·공급’, ‘원활한 수돗물의 공급체계 구축’, ‘경영의 자립기반 구축’, ‘수돗물에 대한 시민 신뢰도의 향상’을 위해 사용된다.


수돗물도 고급화 시대


1908년 9월1일 뚝도 정수장에서 처음으로 수돗물을 공급하기 시작한 이래 96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서울시 상수도는 시민들에게 보다 안전한 물, 건강한 물을 공급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왔다.
현재 서울시내에 하루 공급되는 수돗물의 양은 350만톤. 5톤트럭 70만대분의 거대한 물이 서울시 전역을 돌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공급된 물은 곧바로 1천1백만 서울시민들의 식수원이 된다. 그렇다면 이 방대한 물의 수질은 어떨까.
서울시 수돗물은 법정수질검사항목 55개 이외에 자체적으로 66개 항목을 추가해 총 121개 항목에 대해 정밀한 수질검사를 받는 안전성이 검증된 물로 선진국에 비해 손색이 없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상수도사업본부의 목표점은 훨씬 높다. 안전성은 기본, 이제는 수돗물의 고급화를 주장하고 있다.
수돗물이 고급화되기 위해서는 수질에서도 고급화가 이뤄져야 한다. 이를 계산하고 시행한 것이 바로 노후 정수장 폐쇄다. 본부는 지난해 뚝도정수장을 폐쇄한 데 이어 올해는 보광동 정수장을 폐쇄할 계획이다. 그리고 정수장 기술진단팀을 설치해 연중 지속적으로 점검·보완함으로써 정수처리시설이 최적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운영·관리하는 한편 각종 시설을 고급화·현대화해 나가고 있다. 또한 생산된 수돗물의 수질을 책임지는 Head Operator제도를 도입, 더욱 안전한 수돗물 공급에 힘쓰고 있다
수질의 고급화를 위한 노력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실시간 수질감시 시스템인 Seoul Water-Now 자동화시스템을 구축하기에 이르고 이 시스템을 통해 생산과정에서부터 각 가정 내 수도꼭지 수돗물까지의 수질을 24시간 체크하게 된다.
암사, 광암, 구의, 영등포정수장의 4개 수계를 시작으로 2001년에 도입된 이 사업은 올해 10월까지 강북·뚝도정수장 등 2개 수계에 대해 구축이 완료될 예정이다. 본부는 이를 통해 서울 전 지역의 수도꼭지까지의 수질을 실시간 감시함으로써 공급과정에서의 수질사고를 철저히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 수질의 고급화를 위해 탄생한 것이 있다. 바로 ‘아리수품질관리제’. ‘아리수품질관리제’는 각 가정을 직접 방문해 시민들이 마시고 이용하는 가정 내 수돗물 수질을 무료로 검사해 주는 제도로 원하는 가정은 국번없이 121번으로 전화를 하거나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홈페이지(http://121.seoul.go.kr 또는 http://arisu.seoul.go.kr)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아리수품질관리제는 가정 내 수질의 적합성뿐만 아니라 옥내배관의 노후 정도나 물탱크 관리상태를 종합적으로 점검받게 된다.
상수도사업본부의 이같은 노력은 서울의 물을 맛있는 물로 탄생시킨다. 영등포정수장에 시범 도입된 고도정수처리시설을 통해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에서 맛까지 좋은, 보다 고급화된 수돗물을 생산, 공급하기에 이른 것이다.


인력·시설·서비스 ‘삼위일체’


수돗물 고급화는 수질 외에도 인력, 시설, 고객서비스 면에서 삼위일체를 이뤄야 한다는 것이 상수도사업본부의 전략. 그 첫 번째 무기가 상수도 인력의 고급화다. 상수도 행정에 적합한 교육시스템 개발과 분야별 전문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적극 추진함으로써 앞으로 상수도의 변화와 발전을 이끌어 나갈 ‘상수도 전문인’을 육성하고 이와 더불어 수질관리 인력을 연구직 등 전문 인력으로 보강하며 일반직 비율을 높이는 등 인력구조의 고급화를 꾀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 무기는 시설, 안정적인 수돗물 공급을 위해 중점적으로 추진해 온 대규모 배수지 건설사업은 이미 마무리 단계에 와 있으며 고지대 원활한 수돗물 공급을 위한 소규모 배수지 건설사업도 병행되고 있다. 또한 1984년 이래 추진된 노후 배·급수관 정비가 2005년 완료되면 공급과정에서의 수질문제 발생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마지막으로 상수도 사업본부는 상수도 고객에 대한 서비스 강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모든 수도민원에 대한 처리과정을 분석, 재설계해 전산프로그램을 개발 중에 있으며 이 프로그램 개발이 완료되면 신청민원에 대해 접수부터 처리완료까지 민원처리 전 과정이 인터넷으로 확인되므로 행정의 투명성이 기대된다. 또 각 수도사업소에 고객지원과를 설치해 모든 민원을 종합 처리하는 한층 높은 수도민원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경영개선을 위한 노력으로 지난해부터 시범 운영해 왔던 경영평가시스템을 구축, 사업소별로 정확한 원가계산과 함께 원가절감이 필요한 분야를 파악해 경영개선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기관별 경쟁체제를 도입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2006년 유수율 90% 목표



수돗물 고급화를 추진하기 까지 가장 큰 수훈장은 유수율이다. 상수도사업본부 발족 당시 57.7%에 불과했던 유수율이 15년후 본부장 이하 전 직원들의 노력으로 82.7%로 향상됐으며 올해 86%, 2006년까지는 선진국 수준인 90% 달성도 문제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렇게 향상된 유수율은 지난 1년동안 132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만들어 냈고 처음으로 원가보상율 100%를 넘는 경영 성과를 이루어 냈다. 본부는 이러한 경영개선 효과를 시민들에게 환원하기 위해 지난 2001년 이후 3년간 수도요금을 동결하고 있다. 경영자립 기반 마련을 위한 본부의 노력이 이어져 상수도 고급화까지 불러 온 것이다.


명품 수돗물 ‘아리수’ 탄생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서울의 수돗물을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수돗물과 차별화 하고 이미지를 향상시킨다는 차원에서 수돗물에 이름을 부여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이름이 ‘아리水(Arisu)’다. ‘아리수’는 크다는 뜻의 순 우리말‘아리’와 한자어 水를 결합한 말로 ‘큰 강’을 뜻한다. 이렇게 이름지어진 아리수는 페트병으로 담아져 서울시 수돗물의 안전성을 알리는 홍보대사로 활약하고 있다. 대규모 단수 및 재해지역에 비상음용수로, 국무총리실, 서울시 등을 비롯한 공공기관, 교육청 등의 회의시 음용수로 공급되고 있으며 지난 4월에는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북한 용천지역에 공급돼 재해주민들의 어려움을 함께 하기도 했다. 또 지난 5월 ‘하이 서울 페스티발’을 비롯한 각종 행사시 시민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바 있으며 현재 아리수 페트병 공급 요청이 쇄도하고 있는 상태다. 이렇게 서울의 수돗물로 만들어진 아리수는 다양한 메세나 활동을 통해 시민에게 신뢰받는 수돗물로 자리매김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金惠蘭 기자 / erteus1004@sijung.co.kr





인터뷰 / 김흥권 상수도사업본부장



“서울 수돗물 안전하다”


상수도 고급화 선언





김흥권 상수도사업본부장은 “현재 서울의 수돗물은 법정 수질검사 항목 55개 이외에 자체적으로 66개 항목을 추가해 총 121개 항목에 대해 정밀한 수질검사를 거쳐 생산한 안전한 물임에도 시민들의 막연한 불신에 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며 야속한 속내를 밝혔다. 김 본부장은 “많은 예산과 인력을 투자하고 있는 사회간접자본인 수돗물에 대해 근거없는 불신이 자리잡고 있다면 이는 사회적으로 큰 손실이다. 시민들의 알권리는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과학적이고 구체적인 근거자료의 제시 없이 혹은 개선되고 있는 현재의 노력이 알려지지 않은 채 불신감만 키우는 이슈화 또한 우려해야 한다고 본다”며 서울의 수돗물에 대해 차별화와 고급화를 주장했다.
김흥권 본부장은 행정고시 출신으로 1976년 서울시에 입문, 서울시 동경사무소장, 동작부구청장, 산업경제국장, 문화국장, 행정국장을 두루 역임한 막강한 실력파 공무원으로 정평이 나 있다.
-상수도사업본부의 역할에 대해 설명한다면.
△상수도는 한마디로 ‘Life line’이다. 서울에 하루 공급되는 수돗물의 양만 5톤 트럭 70만대분에 해당하는 350만톤이고 이 물이 하루만 공급되지 않아도 서울은 마비될 것이다.
그만큼 중요한 물을 보다 안전하고 건강한 물로 만드는 일이 상수도사업본부의 역할이다.
-수돗물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감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이라는 보는가.
△가장 큰 이유는 막연한 불안감이다. 맑은 수돗물을 대상으로 하지 않은 정수기회사의 잘못된 상술과 수돗물에서 나는 염소냄새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다 보니 수돗물이 나쁜 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의 수돗물은 선진국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는 안전한 물이다.
-수돗물에 대한 불신감 해소와 안전성 확보를 위한 노력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법정수질검사항목 외 자체적으로 66개 항목을 추가해 총 121개 항목에 대한 정밀한 수질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서울시 수질평가위원회에서는 매월 2~3개의 정수장 원수 및 정수와 수도꼭지 물을 직접 채수해 수질전문기관에 검사를 의뢰, 그결과를 언론기관에 제공함과 동시에 상수도사업본부 홈페이지에 공표하는 등 수질검사의 투명성과 객관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의 수돗물을 브랜드화 했다는데.
△시민들의 막연한 불신과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서울의 수돗물을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수돗물과 차별화했다. 이렇게 차별화 된 물은 ‘아리수’라는 브랜드로 태어났고 아리수 페트병은 지난 2001년 5월부터 대규모 단수 및 재해지역에 비상음용수로 활용하기 위해 생산·공급되고 있다.
-상수도사업본부의 경영성과를 평가한다면.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발족 당시 57.7%에 불과했던 유수율이 지난해 82.7%로 향상됐고, 올해 86%, 2006년까지는 선진국 수준인 9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지난 1년동안 132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 처음으로 원가보상율 100%를 넘는 경영성과를 이뤄냈다.
-본부의 비전이 있다면.
△상수도사업본부는 올 한해 ‘상수도의 고급화’를 목표로 인력, 수질, 시설, 고객 서비스 등 각 분야에서 고급화를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