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정치사회학
물의 정치사회학
  • 시정일보
  • 승인 2009.09.04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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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다스리자면 물을 다스려야 하고 물을 다스리자면 산을 다스려야 한다는 이치는 시대의 고금을 떠나서 위대한 정치가들이 깊은 관심을 갖고 이를 실천하려고 노력해왔다. 박정희 대통령은 산림녹화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온갖 노력을 했었다. 그 결과 지금 우리의 산천은 너무나도 아름다워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임시 청계천의 물길을 열어 대통령이 되었고 한반도 대운하사업을 선거공약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일부 거센 반대여론에 직면하자 이에 대한 포기를 선언했다. 그러나 결국 이에 대한 강한 집념은 낙동강, 영산강 등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추진키로 함으로써 산과 물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후임자인 오세훈 시장은 한강르네상스 시대를 외쳤다. 광화문 광장에 물길도 열었다. 산과 물을 다스리려는 노력은 여러 곳에서 계속되고 있다.
위대한 정치가가 되는 길은 산과 물과 친해지는데서 부터 출발한다. 물의 지혜를 모르고서는 정치인으로 성공하기 어렵다. 물은 스스로를 내세우지 않고 자기 자신을 규정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가 누구이든 그릇과 형태에 따라서 모양을 달리한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주인공이 되는 유연성을 가지고 있는 위대한 존재가 바로 물인 것이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상대방을 거슬리지 않고 흐른다. 그로 인해 더 넓은 강과 바다의 주인공이 된다. 그러나 물은 계속 흐르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웅덩이를 만나면 채워질 때까지 기다린다. 흐르기도 하고 멈추는 지혜가 있다. 물은 부드럽고 약하지만 제방과 바위도 뚫는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바위를 만나면 그 바위를 뚫지 않고 돌아서 가는 유연함과 넉넉함도 있다. 그것은 잠시 기다릴 줄 아는 여유와 침착함을 알려주는 물의 지혜일 것이다.

물은 쉬지 않고 흐르지만 오늘의 물은 어제의 그 물이 아니다. 늘 새로워지면서도 한결 같은 것이다. 끊임없는 변화를 꿈꾸는 살아있는 생명체인 것이다. 물은 우리가 지켜야할 법이며 도리인 것이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더 낮은 곳으로 쉬지 않고 흐른다. 수평을 이루어 평등함을 유지하고 담는 그릇에 따라서 모양을 달리해 변화하는 환경에 스스로 적응함으로써 남을 돕고 깨끗함을 유지한다. 이는 결국 준법활동을 하면서 미래를 향한 끈기와 지혜가 있음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물의 겸손함과 유연성, 끈기, 기다림, 부드러운 여유 등은 정치인만이 아니라 오늘을 사는 이 시대의 우리 모두가 배워야할 지혜가 아닌가. 그렇게만 되면 우리를 억누르고 있는 분열과 갈등, 시기와 질투와 경쟁, 불법과 탈법에 대한 유혹, 이런 모든 것이 일시에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현실이 그러하지 않다는데 중요한 문제가 있다. 이에 대한 책임이 정당과 국회에 있다고 지적하는 사람이 많다. 정당과 정파의 이기주의가 불러들인 산물이라는 것이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 정치가 실종된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화를 외쳤지만 이에 대한 책임성이 따르지 않았고 이로 인해서 선거, 정당, 대표책임원리 등의 민주주의 제도가 실패함으로써 정당정치가 중심이 된 대의 민주주의가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권력은 새로운 생각을 갖게 하는 힘이다. 그리고 물은 그릇에 따라 모습을 바꾼다. 물이 현실 세계에 던지는 의미가 궁금해진다. <강동구의회 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