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아리랑
어머니 아리랑
  • 시정일보
  • 승인 2009.09.10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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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김하리
지금도 눈 감으면
긴 머리를 감아 곱게 빗은 어머니가 보입니다
청궁 풀 향내가 풍겨옵니다
동네 총각들이 메고 가는 꽃가마가 보입니다
연지곤지 찍고 분단장하고
아리랑 고개를 넘어 시집을 가던 어머니
새색시 적 어머니가 보입니다
길가 보리밭에서는
지지배배 지지배배 종달새가 울었답니다
담장마다 노랗게 개나리도 피었답니다

어머니
어머니 가슴에는
한평생 굽이굽이 설움만 쌓였습니다
삼단머리 푸른 꿈은 백발이 되었습니다
무심한 세월 속에
잔주름만 늘어가시던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지금은 흙으로 돌아가 말이 없는
어머니
어머니를 나는 오늘 지하철 차창에서 봅니다
맞은 편 차창에 어리는 어머니와 나를 봅니다

어머니를 닮은 나
나를 닮은 딸 아이

문득 딸아이가 내 스무 살 적 모습 같아
힐끗 한번 쳐다보고 차창을 또 봅니다
그 옆에 앉은 어머니를 닮은 나를 봅니다

어머니
어느새 나는 어머니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아리랑 아리랑 부르시던
그 시절의 어머니가 되었습니다 어머니

주요경력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음악저자권협회 회원
한국문화예술원격사회교육원 교수
‘하리온 뮤직’ 대표

대표 시집
‘응시’외 9권 외 공저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