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 안으로 숨어든 해독이 더 무섭다
도의 안으로 숨어든 해독이 더 무섭다
  • 시정일보
  • 승인 2009.09.1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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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好利者(호리자)는 逸出於道義之外(일출어도의지외)하여 其害顯而淺(기해현이천)이나 好名者(호명자)는 竄入於道義之中(찬입어도의지중)하여 其害隱而深(기해은이심)이니라.”

이 말은 ‘이욕을 좋아하는 자는 도의 밖으로 벗어나기 때문에 그 해독이 나타나지만 지극히 얕고 명성을 좋아하는 자는 도의 안으로 숨어들기 때문에 그 해독이 보이진 않지만 지극히 깊다’는 의미이다.
도의란 도덕상의 의리를 말한다. 사람으로써 꼭 지켜야 할 올바른 길을 의미하는 것이다. 염치란 조촐하고 깨끗하여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을 일컫는 말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기 욕심만 채우는 사람들에게는 염치가 없다든가 아니면 염치를 알라고 타이르기도 한다. 막무가내로 욕심만 부리는 사람을 탓하는 속담을 모아 보면 재미있는 것들이 많다.

또한 그 속담들은 많은 것을 생각게 해주고 깨우치게 해 준다. 그 중에서도 여러사람들이 모여들어 자기이익만 채운다는 것으로 벼락맞은 소 뜯어먹듯 한다는 것은 지나치게 섬뜩하기까지 하다. 아무튼 이런 종류의 이익을 탐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이미 도의라는 커다란 테두리 밖으로 확실하게 드러나 있기 때문에 그 해독은 지극히 얕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도의라는 테두리 안으로 숨어들어가서 해독을 끼치는 무리들은 오히려 도의라는 탈을 쓰고 암암리에 불의를 범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모르고 지나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작금에 들어 길거리나 빌딩 앞에 마이크와 앰프 시설을 차려 놓고 하루 종일 구호를 외치거나 운동권 가요를 틀어대는 시위대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는 일이지만 요즘은 구호나 노래로도 성에 안 차는지 망자(亡者)를 보낼 때 부르는 청승맞은 상여소리까지 도심 한복판에 등장하고 있다. 아무리 의사 표현의 권리와 집회결사의 자유가 보장돼 있다 할지라도 아무런 상관없는 일반시민들까지 지속적으로 괴롭힐 자유는 없다고 생각된다.

소음시위를 벌이는 사람들도 나름대로 딱한 사정이 있겠지만 막상 들어보면 앞뒤 안 맞는 떼쓰기가 적지 않고, 게다가 상당수는 직업적ㆍ상습적으로 시위를 부추기는 노동ㆍ시민단체가 개입한 사례들이다. 내 권리가 소중하면 타인의 권리도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 여야는 이러한 형태의 집회가 중단될 수 있도록 집시법 개정을 즉각 서둘러야 할 것이다. 이욕을 좋아하는 자는 도의 밖으로 벗어나기 때문에 그 해독이 나타나지만 지극히 얕고 명성을 좋아하는 자는 도의 안으로 숨어들기 때문에 그 해독이 보이진 않지만 지극히 깊다는 의미를 다시한번 되새기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