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에게도 선택의 기회를 주자
우리 아이들에게도 선택의 기회를 주자
  • 시정일보
  • 승인 2009.11.26 14:58
  • 댓글 0

우 길 웅 동작구의장
우길웅 동작구의장

사교육비가 연 35조원을 상회하는 현재의 교육시스템은 많은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최근 부모의 부와 학력이 대물림되는 상황에서 세계적인 교육열을 자랑하는 한국의 부모들은 경제위기 속에서도 아이들의 ‘학원비’ 만큼은 줄이지 않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자녀들의 사교육비를 위해 안간힘을 쓰는 지금의 사회분위기가 과연 정상적인 상황인지 반문하게 된다.

흔히 백년대계라 불리는 ‘교육’은 가정과 학교, 그리고 사회와의 부단한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되고 변화해왔다. 성공적인 교육의 핵심은 학생과 부모, 교사가 삼위일체가 되어 꿈과 열정을 갖고 노력하는 데 있다. 자신만의 목표를 설정하고 소신과 자신감으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특히 어린시절부터 ‘꿈’을 키워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고른 영양의 식사를 생활화하며, 꿈과 희망을 키우는 다방면의 서적을 탐독해 지식을 확장하는 것은 꿈을 현실화하는 첩경이다.

또 일선 학교 상당수가 열악한 교육환경으로 인해 독서실 및 도서관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점도 안타깝다. 번듯한 시설이 어렵다면 각급 학교 복도에 학년별 도서관을 조성해 책을 비치하는 방안도 고려해볼만 하다. 또한 각 학교 운영위원회에서 방과 후 학습 및 독서지도를 결의하고 실천한다면 학력 및 인성교육은 물론 우수한 교육여건 조성과 예산 절감에도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경기고등학교에서 방과 후 학급별 도서관 및 독서실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양한 선택의 기회가 이제는 우리 아이들에게도 주어져야 한다. 적성검사를 초등학교 5학년, 중학교 2학년, 고등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이를 토대로 교사와의 상담을 통해 적성 및 진로를 모색한다면 우리의 교육현실에도 많은 변화와 발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개개인의 꿈의 다양성과 그 가치를 인정하는 한편, 교육제도상의 다양성과 형평성을 구축하려는 노력 또한 중요하다.

초등교육부터 대학까지 빈부귀천을 막론하고 평등한 교육을 제공받는 독일의 교육제도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독일은 여타 나라와는 다른 독자적인 교육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는데, ‘우수한 인력의 조기발견’과 ‘직업교육을 통한 경제 인력의 확보’에 토대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초등 4년 과정과 중등, 고등의 3단계를 두지만 중등과정이 1단계와 2단계로 다시 나뉘어 1단계에는 주요학교, 실과학교, 김나지움, 종합제 학교를 두고, 중등 2단계에는 직업학교, 직업전문학교, 전문고등학교, 김나지움 상급반을 둔다. 이렇게 복잡해 보이는 단계는 다양하고 폭넓은 교육기회가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초등교육은 1명의 담임선생님과 학생들이 4년간 반이 바뀌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담임선생님은 아이들의 성적과 재능을 유심히 관찰한다. 아이의 타고난 재능을 존중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교육시키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집중력이 좋아 공부를 잘하는 아이, 사회성이 발달한 아이, 손재주가 있는 아이 등으로 구분하고 교육자로서의 사명감으로 4년간 아이들이 자신에게 맞는 꿈과 미래를 선택하도록 조력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아이들의 진로와 관련해 대부분의 부모들은 담임의 의견을 존중하며,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에도 어른들의 욕심이 아닌 아이의 장래라는 관점에서 아이에게 맞는 길을 함께 모색한다는 점에서 이들 사회가 건강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아이들마다의 적성과 특기를 키워주겠다는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아이들의 꿈과 가능성을 믿고 기다리는 일이 말처럼 쉽지는 않겠지만 지금보다 다양한 교육과정을 제공해 선택의 폭을 넓혀주어야 한다. 아울러 다양한 선택을 하는 우리 아이들을 기성세대가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 때이기도 하다. 그래야만 우리 아이들이 조금은 더 행복한 미래를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