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치도(勿淄島)에서
물치도(勿淄島)에서
  • 시정일보
  • 승인 2009.11.26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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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리 시인의 포엠테라피

물치도(勿淄島)에서

김하리

 

물 씻겨 내려간 갯벌엔

암호처럼 송송 구멍만 나있더라

소라껍질 시체만 무성하더라

미물들만이 작은 실눈들을 뜨고

비린내 나지 않는 갯벌 속에서

희미한 그리움을 꿈꾸며

바람에 실려 온

소금끼로 가슴을

적시고 있더라

 

제 몸 스스로 귀가 되며

깊어지는 소리에 아파하며

혹여, 누군가가

제 이름 불러줄까

쫑긋 귀 기울이고 있더라

 

바람 없이도 혼자 흔들리고

햇빛 없이도 혼자

제 몸 말리 우며

잘도 견디고 있더라

 

 

* 한국문인협회회원/한국음악저작권협회회원

* 한국문화예술사회교육원 교수

* 市政新聞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