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로움을 혼자 차지하지 말라
명예로움을 혼자 차지하지 말라
  • 시정일보
  • 승인 2009.12.17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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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完名美節(완명미절)은 不宜獨任(불의독임)이니 分些與人(분사여인)이라야 可以遠害全身(가이원해전신)이요 辱行汚名(욕행오명)은 不宜全推(불의전추)니 引些歸己(인사귀기)라야 可以韜光養德(가이도광약덕)하리라"

이 말은 '명예로움과 절의는 혼자서만 차지하지 말라. 조금은 남에게 나누어 주어야만 해로움을 멀리하고 몸을 보전할 수 있다. 욕된 행위와 부끄러운 오명을 절대로 남에게 돌리지 말라. 조금은 끌어다 자신의 것으로 해야 참된 빛을 감추고 덕을 기를 수가 있다'는 의미이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은 명나라의 수군제독 진린과 함께 연합군을 이루어 남해바다에서 왜군과 싸웠다. 승리할 때마다 장군의 진영에서 벤 왜군의 머리를 진린의 진영에 나누어 주었다. 그것은 진린으로 하여금 전공을 세우게 하려는 이순신장군의 배려였다. 진린은 마침내 장군의 인격에 감격하게 되고 장군을 무척이나 존경하기에 이르렀다. 그 일로 두나라 군대는 보다 화목하여 그 전쟁을 큰 승리로 이끌수 있었다. 명예로움과 훌륭한 절의는 모든 사람이 한결같이 갖고 싶어한다. 그것을 어느 한 사람이 독점하면 반드시 원성이 뒤따를 뿐만아니라 엄청난 재해까지 만들어 낼 소지가 있다. 그대의 명예로움을 조금씩 나누어 주라. 혼자 지니지 말라. 조금씩 나누어 준 그대 자신의 것이었던 그 명예로움의 조각들은 어느새보다 큰 부피로 꽃을 피워 다시 그대에게 되돌아온다. 반대로 남의 치욕스러움을 조금은 자기 것으로 할 줄도 알아야 한다. 그러면 그대안에 가득히 피어날 참스런 덕행을 기쁨으로 만나게 된다.

작금에 들어 국회가 예산안 심의는 뒷전이면서도 상임위 예비심사 과정에서 총 지출을 9조원이나 늘려가며 자신들의 선거구 사업 챙기기에는 여야가 따로 없었다는데 대해 우리는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 여야 할 것 없이 제 밥그릇 챙기는 데는 정쟁도 없고 손발이 척척 맞은 셈이다. 국회의 제 밥그릇 챙기기와 정쟁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가게 된다는 사실을 직시했으면 싶다. 아울러 입법을 하는 국회가 해마다 예산안 법정시한을 넘기는 등 법을 무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정쟁으로 허송하다가 막판에 날치기 심의를 감행하고 그 와중을 틈타 우선순위가 뒤처지는 지역 선심사업을 끼워넣고 챙기는 모습은 올해도 어김없이 등장하고 있다. 이래서는 안된다. 국회는 제 밥그릇 챙기기보다는 진정 국민의 대의기관으로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