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부끄러워할 줄 알아야
항상 부끄러워할 줄 알아야
  • 시정일보
  • 승인 2010.01.07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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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夜深人靜(야심인정)에 獨坐觀心(독좌관심)하면 始覺妄窮而眞獨露(시각망궁이진독로)라 每於此中(매어차중)에 得大機趣(득대기취)하나니 旣覺眞現而妄難逃(기각진현이망난도)하면 又於此中(우어차중)에 得大  (득대참뉵)하느니라."

이 말은 '밤이 깊어 인적 고요한 때에 홀로 제 마음을 바라보노라면 허망은 사라지고 진실만이 오롯이 나타남을 깨닫게 된다. 항상 이 가운데서 큰 즐거움을 느끼라. 그러나 진실이 나타났음에도 다시 허망에서 벗어나기 어려움을 깨닫게 된다면 이 가운데서 크게 부끄러움을 느끼라'는 의미이다.

"그대가 순진하고 맑고 결백한 마음을 간직했다면 열 개의 진주 목걸이 보다 더 그대의 행복을 위한 빛이 될 것이다. 그대가 비록 불행한 환경에 있더라도 만일 그대의 마음이 진실하다면 아직 힘찬 행복을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진실한 마음에서만 인생을 헤쳐날 힘찬 지혜가 우러나오기 때문이다. 아무리 그대가 지위 높고 지식이 많아도 인간의 진실을 잃어 버린다면 그 지위도 지식도 그대의 몸에 붙어 있지 못할 것이다." 페스탈로찌의 이 말은 언제 읽어도 마으에 와닿는 글이다. 진실이란 언제나 변치않는 모습에서 변치않는 옷으로 우리 앞에 있다. 참으로 깊은 밤이면 나는 가끔씩 나 자신을 되돌아보기 위하여 나만의 시간을 정차시킨채 그 속에 도사리고 앉기를 즐겨한다. 나를 멀리하고 또한 너를 멀리하고 그리고 가장 해맑은 시선으로 뚫어지게 들여다본다. 어둠 속에서 칡흙 같은 어둠속에서, 고요속에서, 적막같은 고요속에서 만나는 진실은 참으로 아름답다. 그와 마찬가지로 그러한 어둠과 고요속에서 만나는 허망은 또 얼마나 잔인할 정도로 부끄러워지는가.

작금에 국회가 2010년 1월 1일 새벽 2시에 본회의를 열어 가까스로 노조법 개정안과 지방교부세법, 지방재정법 등 예산 부수법안을 졸속 처리하는 추태를 보였다. 당초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보다 1조원이 늘어난 292조8000억원의 새해 예산안을 12월 31일 자정을 불과 서너 시간 앞둔 상태에서 김형오 의장의 직권상정과 한나라당의 단독처리로 통과시켰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신년하례객을 맞는 자리에서 "지구상에 이런 국회는 없을 것"이라고 한 발언은 한 치의 과장도 없는 표현이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 일반 국민과 기업, 정부가 모두 정말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경인년 새해를 이러한 모습으로 맞이하고 싶은 국민은 없다. 정치권의 못된 행태와 혼란을 방비할 시스템 마련은 더 이상 지연돼선 안 된다. 우리는 그 단초를 개헌과 선거제도 개편을 포함한 전면적인 정치개혁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정권 초기 사회 혼란과 경제 비상시국 등 이런저런 이유로 미뤄져 온 정치개혁 과제는 연초부터 서둘러 시행해 다시는 정치권이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치는 그러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