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전자도서관 ‘무한개방’
강남구 전자도서관 ‘무한개방’
  • 시정일보
  • 승인 2004.09.02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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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원생 고졸검정고시 ‘합격’
“…나쁜 일을 저지르고 이곳에 왔지만 저는 여기서 변하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청장님께서 이곳 고봉정보통신 중·고등학교(서울소년원)에 오셔서 강남구 인터넷 전자도서관을 개방하고 수능시험 도서를 기증해 준 덕입니다. 저는 그때 작은 목표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여러 자격증 시험에 응시할 수 있었습니다.… 용기라는 것을 갖게 해주셔서 말입니다.”
이 글은 최근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한 뒤 대입수능을 준비하며 새 삶을 가꾸고 있는 서울소년원의 이 모군(17)이 강남구청장에게 보내 온 감사의 편지다.
이 군이 낯설게 느낄법한 강남구 전자도서관을 처음 접한 건 지난 5월25일. 권문용 강남구청장이 의왕시에 위치한 고봉정보통신 중·고등학교를 찾아 이 학교와‘강남구 전자도서관 활용을 위한 협약’을 맺은 날이었다.
골자는 전자책(E-book) 5만4천권에 대한 열람 제공과 학생은 물론 교직원에게 ID 50개를 부여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지원한 것이었다. 강남구 인터넷 수능 교재도 지원됐다.
무엇보다 그 속에‘용기와 희망’이란 메시지가 담겨 있음은 물론이었다. 세간의 시선으론 얼핏 큰 도움이 아닌 듯 보이지만 이 군에겐 그것은 새로운 삶을 다지게 된 결정적인 계기였다.
이 군은 편지에서 이날의 다짐을“힘든 아이들에게 만화책이나 잡지가 아닌 제대로 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해줘 그동안 생각지도 못한 대학이란 곳을 꿈꿀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삶은 만용이 아닌‘제대로 된 용기’로 헤쳐 나가야 한다는 것도 그는 깨닫게 됐다고 했다.
작지만 정성과 뜻이 담긴 손길이 결국 새 삶과의 인연을 만들어준 것이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도전의 땀을 흘리는 이 군의 경우에서처럼‘더불어 함께’라는 강남구 전자도서관이 앞으로 더욱 빛을 발하길 많은 사람들은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