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강사 처우개선 않고는 우리미래 없어
시간강사 처우개선 않고는 우리미래 없어
  • 한국시정신문
  • 승인 2010.06.04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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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임용에서 탈락한 40대 시간강사가 임용 비리 등을 폭로하는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해 우리를 경악케 하고 있다. 그는 교수 임용 과정에서 수억 원의 돈이 오가고 논문 대필도 광범위하게 자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자살 사건은 작금에 만연하고 있는 시간강사의 생존 위기 문제와 대학사회의 뒤틀린 인사 체계를 드러낸 충격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이는 시간강사의 비참한 현실과 사학에 만연한 비리구조를 보여주는 단면이 아닌지 심히 우려를 금치 않을 수 없다. 만연한 논문대필과 교수의 연구실적 부풀리기를 위해 제자 논문을 악용하는 구태가 아직도 여전하다니 실망스럽기 그지없으며 연구논문도 직접 쓰지 못하는 교수라면 대학에 남아 있을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생각된다. 최고 지식인 집단에서 고쳐지지 않고 있는 이 같은 모순 구조는 곧 우리나라 고등 교육의 질적 하락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학문의 최고 전당이라는 대학의 교수 자리가 이렇게 돈으로 거래된다는 건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교수의 경쟁력은 곧 대학의 경쟁력이다.

그런데도 보따리 장수니 하는 자조적인 이름으로 불리는 시간강사들은 전체 강의 담당자의 55%를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무려 7만 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시간당 강의료는 평균 3만5000여원 정도에 불과하다. 현 고등교육법 시행령상 시간강사는 교육과정의 운영상 필요한 보조원으로 되어 있다. 전임교원과 같은 교육부담을 감당하고 있음에도 교원 지위조차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 실정이다.

이러한 상태에서 시간강사들로부터 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았다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우리는 갖지 않을 수 없다. 우리사회 최고급 인력들인 시간강사들을 음지에 방치하고 대학의 비열한 관행들을 외면하는 것은 국가 경쟁력에도 엄청난 피해를 끼친다는 사실을 직시 하루속히 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물론 입시비리나 채용비리는 너무 은밀하게 이뤄져 어느 한쪽에서 폭로하기 전에는 알 수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차제에 정부는 교수 채용과 논문 대필 비리에 대해 전면적인 일제감사와 필요시 수사를 실시해 문제가 있으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단호하게 처벌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대학 당국도 금품 거래나 전근대적 사제 관계에 의한 교수 채용을 지양하고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글로벌 인재 영입과 실력 위주의 공정한 채용 제도를 확립 이를 근절할 수 있는 근본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