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면
아침이면
  • 한국시정일보
  • 승인 2010.08.05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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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리 포엠테라피

-‘한병천’선생님의 노래-           김하리

창문에
그대의 노래를 걸어두었습니다
아침이면 늘상 그러듯이
밤새 잠궈 둔 그대의 노래를
활짝 열어 젖힙니다, 언제나 그러듯이
그대의 노래에서는
녹슨 기억들을 툭툭 털어내며
일어서는 것들.
길들이
나무들이
개울가의 조약돌들이
따뜻한 봄볕들이
빨랫줄에 걸린 빨래들이
바람에 살랑이며 일어서고 있습니다
터질 듯, 골목마다
주렁주렁 열린 주홍색 감들이
발그스레 웃으며 고갤 내밀고 있습니다
보슬비에 젖은
담벼락도 고갤 내밀고 있습니다

마치
그리움이 깊어 버린 우물처럼
고요한 기억들이
발뒤꿈치를 들고 살금살금
아침이면 걸어옵니다, 괜시리
눈물이 납니다
손등으로 닦아내어도
흘러내리는 눈물은
그대가 부르는 노래 속에
묻어나는
그리움 때문입니다
기억 속에 묻어 두었던
기억 때문입니다
참 고운
목.소.리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