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어리석음으로 남을 시기하지 말아야
나의 어리석음으로 남을 시기하지 말아야
  • 시정일보
  • 승인 2010.11.04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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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毋偏信而爲奸所欺(무편신이위간소기)하매 毋自任而爲氣所使(무자임이위기소사)하며 毋以己之長而形人之短(무이기지장이형인지단)하며 毋因己之拙而忌人之能(무인기지졸이기인지능)하라.”
이 말은 ‘한쪽으로만 치우쳐서 간사한 사람에게 속지 말 것이며 제 힘만을 너무 믿고 객기 부리는 일이 없도록 하라. 자신의 장점만으로 남의 단점을 드러내지 말 것이며 자신의 어리석음 때문에 남의 유능함을 시기하지 말라’는 의미이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장단점이 있다. 사람마다 지닌 결점을 그 결점만을 통째로 떼어내어 생각치 말라. 그것은 그 사람이 지니고 있는 장점과 함께 어우러져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옥을 닦는데는 돌로써 하고 금을 씻는데는 소금으로 하라는 옛말이 있다. 사물의 장단점을 잘 알아내어 처리해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한쪽으로만 치우치는 것도 결점일 수 있고 제 힘만을 믿고 객기를 부리는 것도 결점일 수가 있다. 또 남의 단점을 드러내어 말하는 것도 자신의 어리석음으로 남을 시기하는 것도 엄청난 단점으로 지적될 수 있다. 결점이 없는 친구는 신뢰하지 말라. 또한 결점이 보이지 않는 여자라면 절대 사랑하지 말라. 그들은 그대가 보지 않는 곳에서는 결점투성이의 인간으로 충분히 변모할 수 있다.

작금에 들어 국가인권위원회의 상임위원 두명이 현병철 위원장의 조직 운영 방식에 불만을 품고 동반사퇴 의사를 밝힌데 대해 우리는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 이로써 국가인권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한 상임위원 4명 가운데 2명이 사퇴의사를 밝힘에 따라 인권위의 대표적 기능인 상임위 차원의 의견표명이나 권고 업무는 당분간 파행이 불가피하게 됐다. 인권위는 북한 인권법안 등 주요 인권 현안이 있을 때마다 어느 국가기관보다 독립적이고 중립적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내부적으로 정파적이고 이념적인 대립각을 세워왔다는 점에서 과연 이런 사람들이 인권위 위원 자격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일련의 사태는 인권위의 독립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처사로 무책임하기 그지없다.

대통령과 국회, 대법원장이 인권위원을 선출하거나 지명하는 것은 지명자를 따르라는 취지가 아니라 인권위의 독립성과 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란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인권위는 더 이상 정치·이념적 성향에 매몰될 게 아니라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고 증진하는 본분에 힘써야 하며 이번 파행을 계기로 절차탁마하는 심정으로 거듭 태어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