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선거가 네거티브 전쟁으로
정책선거가 네거티브 전쟁으로
  • 시정일보
  • 승인 2011.10.13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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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13여일 남기고, 본격적인 네거티브 전쟁으로 변해가고 있다.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야권의 박원순 후보는 ‘정책선거를 펼치겠다’고 했지만 선거전이 치열해지고 여야 정당들이 개입하면서 갈수록 진흙탕 싸움으로 변했다.

10일 관훈토론회에서 박원순 후보는 천안함 폭침사건에 대해 “이 정부가 북한을 자극해 억울한 장병들이 수장됐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북한의 소행이라고 믿는다”면서도 “정부 발표를 못 믿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정부책임”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발표에 어떻게든 의문을 제기하고 흠짐을 내고 싶지만 이에 못 믿겠다고 할 경우 있을지 모를 역풍과 그것이 득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해 교묘한 양다리 걸치기식 말장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보관이 의심스럽다.

나경원 후보측은 “박 후보가 고문변호사로 있는 A법무법인은 부동산 ‘전문로펌’”이라며 “이 로펌은 뉴타운 개발 계획이 처음 발표된 2002년 설립돼 재건축·재개발 관련 업무를 주로 해왔다”고 지적하고 “‘뉴타운은 위헌’이라던 박 후보가 이 로펌에 고문이었다는 것은 겉 다르고 속다른 좌파의 전형적 모순”이라고 공격했다.

여당의 공격을 막아내기 바빴던 박원순 후보측도 적극적인 공세로 전환해 주로 나 후보의 재산 형성과정을 문제 삼고 있다. 나 후보의 서울 신당동 건물을 매입한 시점이 한나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로 등록된 상태에서 선거전이 진행 중이던 때에 공직 선거에 나온 후보가 건물이나 보고 다녔다는 것이 과연 말이 되는지를 지적했다. 말하자면 나 후보가 2004년 4월 신당동 상가를 매입했다가 지난해 매각하는 과정에서 13억원 가량의 시세 차익을 봤다는 점이다. 이를 놓고 서울시장이 돼 부동산가격안정대책을 발표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점을 표명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두 후보가 서울시 부채를 줄이겠다는 약속을 내놨다. 서울시 부처는 순수채무 19조6000억원이고 여기에 SH공사 임대보증금, 분양계약금 등을 포함한 넓은 의미의 부채는 25조5000억원 가량이다. 보궐선거에 나선 두 후보의 남은 임기는 2년8개월인데 나 후보는 4조원, 박 후보는 7조원 줄여 놓겠다고 했다. 과연 실현이 얼마나 될지 궁금스럽다.

지난해 서울시 예산 21조원 중 취득세와 재산세 등 부동산 관련 세입이 5조원가량으로 전체 예산의 4분의 1가량을 이것으로 충당하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 침체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으로 재산세 수입이 마이너스로 돌아갈 가능성도 크다.

사실을 중심으로 하는 것은 검증이고, 주장만을 하는 것은 흑색선전이다. 아직은 양측이 사실을 근거로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흑색선전으로 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