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사무관, 세종시로 안가는 부처선호
신임 사무관, 세종시로 안가는 부처선호
  • 시정일보
  • 승인 2011.10.27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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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지난해 행정고시(5급 공무원 공채) 재경직에 합격해 올 11월부터 근무하는 신임 사무관 성적상위 10명 가운데 수석을 포함한 4명이 금융위원회 근무를 지망했다. 작년에는 상위 10명중 금융위원회를 지망한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는 점에서 관가에선 큰 이변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같은 현상은 금융위원회가 경제 부처 가운데 유일하게 세종시로 이전하지 않아 인기가 급상승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신임 사무관은 5급 공채시험 성적과 연수원 성적을 합산해 순위를 가린 후 성적별로 원하는 부처에 우선 배치된다. 물론 부처별로 실시하는 면접이라는 변수가 있지만 성적 분포에 큰 변화는 없다. 지난해 성적 상위 10위권은 기획재정부에 5명, 공정위 4명, 국세청 1명이 지원했다. 그러나 올해는 금융위 4명, 공정위 3명, 기획재정부 3명으로 바뀌었다. 금융위 전신인 금융감독위원회 시절까지 포함해 수석이 금융위를 지원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그동안 성적 상위 사무관들은 대부분 기획재정부에 지원했다. 국가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부처이며 ‘모피아’(옛 재무부를 뜻하는 ‘MOFE' 와 ’마피아‘의 합성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 그 전통이 깨졌다. 금융위가 옛 재정경제부의 금융정책국을 흡수하면서 부처 위상이 높아진데 기인하지만 그보다는 기획재정부가 세종시로 내려가는 반면 금융위는 서울에 남는다는 점이다. 세종시 이후를 계기로 사무관들 사이에서 금융위 인기가 크게 올라갔다는 결론이다. 성적 상위권자들의 금융위 지원은 당연해 새삼 놀라울 것도 없다.

지난 8월 금융위원회가 사무관 모집공고를 냈을 때 기획재정부는 간부들에게 사무관들이 절대 금융위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단속하라는 내부 지침을 내렸다. 원인은 지난해 여자 사무관 3명이 금융위로 옮긴데 이어 올해 출범한 국가과학기술위원회로 직원 7명이 옮길 정도로 인력 유출이 심각했기 때문이다.


세종시로 옮기지 않는 부처인 금융위나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맏형 부처’로서 기획재정부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그간 20명 전후로 수습 사무관을 선발해 왔지만 올해는 28명을 뽑는다. 왜냐면 그동안 많이 빠져나간 사무관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다.

기획재정부는 국고국 등 외부와의 업무회의가 많은 부서는 서울사무소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행정안전부에 지속적으로 내고 있다. 하지만 행정안전부는 모든 부서가 비슷한 요구를 할 거라는 우려 때문에 예외는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모든 여건을 감안해 사기진작을 위해 신중히 검토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