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모럴해저드 바로잡아 재정운용 투명성 확보해야
대학 모럴해저드 바로잡아 재정운용 투명성 확보해야
  • 시정일보
  • 승인 2011.11.10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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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감사원이 전국 113개 대학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학 등록금 산정과 재정 운용 실태 감사 결과를 보면 진정 학생을 위한 상아탑인지 등록금을 사금고로 활용하는 몰염치한 영리단체인지 말문이 막힐 따름이다. 예산편성 때 지출은 실제보다 부풀리고 기부금 등 등록금 외 수입은 축소해 등록금을 인상하는 엉터리 회게처리 수법을 사용하는가 하면 법인이나 산학 협력단에서 부담해야 할 운영경비를 교비 회계에서 끌어다 쓰거나 교부 수입으로 잡아야 할 학교 기부금이나 학교시설사용료 등을 법인회계로 빼돌리는 등 누수가 발견된 대학이 적잖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에 만연한 교비 횡령・배임, 과도한 업무추진비와 복리후생비 등도 등록금 인상을 부추기는데 한 몫을 했다.

감사대상 113개 대학 중 50개 대학에서 이사장과 총장, 교수, 직원 등이 횡령배임으로 학교에 손해를 끼친 것으로 드러났다. 한 비리사학에선 이사장 일가가 부동산 매입을 위해 교비 160억원을 횡령했는가 하면 시설비나 장학금으로 기부를 받아놓고 그 돈을 엉뚱한 곳에 전용한 양심불량 사례도 적지 않았다. 심지어 대학의 운영을 감독해야 할 교육과학기술부의 고위관리가 직원 승진청탁으로 뒷돈을 챙겼는가 하면 직원들과 상습 도박판을 벌였다고 한다.

대학과 감독당국이 한 통속 이였다는 증거가 아닌가 싶다. 이번 감사로 대학의 잘못된 등록금 책정 실태가 확인됐으며 비싼 등록금에 거품이 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그런 만큼 대학들도 재정운용의 건전화와 투명성을 확보해야 하며 구조조정 등 자구노력을 통해 등록금문제를 해결하는데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실제로 등록금의 적정 수준을 밝히려면 현 수준의 교육서비스에 소요되는 원가와 향후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투자재원 등 각종 변수를 고려해야 하므로 단 한 번의 감사로는 역부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온갖 눈속임과 탈·편법을 동원 등록금을 인상한 것으로 드러난 만큼 대학 스스로가 자율적으로 이를 되돌려 놓는 것이 순리라 생각된다.

감사원이 이번 감사를 통해 등록금 원가산정의 기준을 제시하지는 못했지만 대학이 진정성을 갖고 임한다면 원가산정도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각 대학의 지금까지의 편법 등만 바로잡아도 15%가량 인하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학의 방만한 재정운용과 만연한 모럴해저드를 바로 잡아 예산 편성과 회계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하며 횡령 등을 일삼은 대학 수뇌부들에 대해서는 철저한 형사처벌 등 책임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아울러 교과부는 감사에서 드러난 문제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종합적인 관리·감독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