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홍원기-
산 -홍원기-
  • 시정일보
  • 승인 2011.12.08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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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산은 높은 것이 싫었다
높은 건 하늘이면 된다고
자신은 늘 낮은 자세로 앉아 있었다

어둠이 깊은 밤에는
좀 더 낮아지려고 뒤척거렸다
몸이 낮아야 마음이 낮아진다고
밤을 새워 뒤척거렸다

하지만 그 몸으론
더 이상 낮아지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산은
자신이 품고 있던
물을 내려보내 강을 만들고
그 강물에 자신을 비추어보며
아무도 모르게 빌고 빌었다

낮아지게 해 달라고
살이라도 깎아 낮아지게 해 달라고
하늘을 우러러 빌고 빌었다


서울 도봉중 교사(현)
문학세계 신인상 수상
한국문인회 회원
문태문인회 회원

시집:
산다는 것
사랑보다 이별이 어울리는 날
시 마을에 작은 뜰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