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상향’으로 재건축 속도 조절되나
‘종상향’으로 재건축 속도 조절되나
  • 시정일보
  • 승인 2011.12.15 14:36
  • 댓글 0


[시정일보] 단일 아파트 단지 재건축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의 재건축안이 서울시 심의를 통과했다. 가락시영아파트의 정비구역 용도를 2종에서 3종으로 올려 평균 28층이, 최고 35층짜리 아파트 8903가구가 들어서게 된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서울시가 가락시영아파트를 3종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허가해준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그동안 박원순 서울시장이 논란을 빚은 ‘재건축 속도조절’ 입장에서 한발 빼는 것은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서울시는 지난달 16일 박 시장이 취임한 이후 처음 열린 도시계획위원회에서 개포동 주공·시영아파트 재건축안을 줄줄이 보류한 바 있다.

가락시영아파트는 1980년 준공된 6600가구 규모의 5층짜리 저층 아파트 단지다. 2000년부터 재건축을 추진해왔지만 주민들 간에 마찰과 소송이 끊이지 않아 11년째 사업이 지연돼 왔다. 그동안 경기 침체로 집값이 떨어지고 재건축도 차질을 빚으면서 “다 끝났다”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서울시의 이번 결정으로 가락시영아파트는 총 8903가구의 초대형 단지로 조성되게 됐다. 시는 가락시영 재건축을 결정하면서 공공성도 고려했다. 새로 들어서는 전체 아파트의 약 13%를 전용면적 59㎡이하 장기 전세주택으로 하도록 했다. 단지 안에 공원과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복지시설 등 기반시설도 확보토록 했다.

서울시는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안의 ‘종상향’ 통과를 놓고 ‘속도조절 논란을 뒤엎은 사례’라며 가구수가 늘면 조합원 분담금이 줄어 투자수익률도 오를 것이라 밝혔다. 어쩌면 지연된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는 동시에 장기 전세주택도 확보해 조합과 시가 ‘윈-윈’ 할 수 있게 됐다는 반응이다.

이번 결정이 강남권에서 추진되고 있는 다른 재건축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당장 둔촌 주공, 고덕 주공, 잠실 주공5단지 등 인근 재건축 추진 단지들도 사업성을 높이기 위한 ‘종상향’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으로 가락시영아파트 주민들은 집값 상승 기대감이 커졌다. 정부가 최근 강남3구를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하기로 한 것과 맞물리면서 더 큰 호재로 적용할 것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앞으로 서울시의 이번 ‘종상향’이 재건축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다. 다른 재건축 사업에 큰 기대와 영행이 따르면 문제가 생길지도 모른다. 박 시장의 ‘속도 조절론’에 대한 우려를 조금은 덜었지만, 전반적인 주택시장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다. 재건축 아파트 가격의 급락을 막는 수준에서 그칠 가능성이 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