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행운의 동전’ 6년… 63빌딩 10개 높이
청계천 ‘행운의 동전’ 6년… 63빌딩 10개 높이
  • 임지원
  • 승인 2012.01.12 15:22
  • 댓글 0

청계천에 동전을 던지는 시민들.
2005년 10월 개장 초 ‘반짝 관심’
동전투입구 변신 거듭 ‘인기 부활’
화강석 조형물에 LED조명 ‘시선’


6년간 107만개 6873만원 모아
지난해 3204만원 모금 역대최고
모금액 서울시민 명의로 이웃돕기

2005년 10월 개장 초 ‘반짝 관심’ 동전투입구 변신 거듭 ‘인기 부활’ 화강석 조형물에 LED조명 ‘시선’ 6년간 107만개 6873만원 모아 지난해 3204만원 모금 역대최고 모금액 서울시민 명의로 이웃돕기
[시정일보] “동전을 던지고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

 

소망석과 화강석 조형물, LED 조명 등 마치 로마의 트래비 분수를 연상시키는 청계천 청계광장 폭포 아래 던져진 행운의 동전은 2005년부터 지금까지 107만개에 달한다. 1인당 2개씩 동전을 던졌다고 가정한다면 6년2개월 동안 50만명 이상이 참여한 셈이다. 이는 63빌딩 10개 높이 2.5㎞이며, 10톤 코끼리 2마리의 무게다. 금액으로는 총6873만원이다.

2005년 10월27일 청계광장에 처음 만들어진 ‘행운의 동전’은 서울시설공단 직원들의 노력으로 보다 활기를 얻었다. 직원들의 아이디어로 동전투입구의 시인성을 높이기 위해 2008년 2월 소망석을 세웠으며, 2010년 5월 LED 야간조명 및 과녁모양 조명 설치작업을 완료, 2011년 8월 화강석 조형물을 설치한 것.

서울시설공단에 따르면, 행운의 동전 개장 첫 해 2달여만에 358만원이 모였고, 이듬해 1475만원이 적립됐지만 이후 관광객들의 관심이 줄어 2007년 138만원까지 추락세를 보였다. 2008년 공단 직원들이 제안한 소망석 덕분으로 400만원대를 회복했지만 여전히 관심을 끌기는 역부족이다.

이에 2010년 6월 이용선 이사장이 부임하면서 청계천 ‘행운의 동전’을 서울의 명소로 되살리기 위한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동전을 던질 위치를 명확하게 제시하기 위해 소망석에 화강석 조형물을 설치하고 밤이 되면 LED 조명을 밝혔다. 동전 던지는 곳 바닥엔 표지판도 붙였다. 불우이웃 돕기에 쓰인다는 사실도 적극 알렸다. 홍보배너는 한글과 영어를 병기해 세웠다.

 

▲ 외국동전을 분류하고 있는 서울시설공단 직원들. 외국동전들은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를 통해 개도국 어린이들에게 보내진다.
2010년 모금실적은 951만원으로, 개장초 반짝 ‘흥행’ 이후 최고치였다. 2011년 들어 시민들이 던진 동전이 불우이웃과 유니세프 등에 전달된 사실이 알려지며 1년간 3204만원, 외국동전 2만2800개라는 새로운 기부문화를 탄생시켰다.

 

공단 관계자는 “지난 한 해 동안 청계천을 찾은 시민들이 가족의 건강과 행복 등을 빌며 던진 동전을 수거한 결과 2010년 951만원보다 3.4배 늘어난 3204만원”이라면서 “2월 중 서울시민의 따뜻한 정성이 담긴 동전 전부를 불우이웃을 위해 기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공단 직원들이 매일 수거해 닦고 말려 은행에 예치해 온 ‘행운의 동전’은 지난 2006년 사회복지모금공동회(636만원)와 인도네시아 지진피해돕기(1017만원) 등 2차례 기부된 바 있다. 또 지난해 2월에는 5년간 적립된 모금액 2034만원 전부를 사회복지모금공동회에 기부했고, 3월 세계 51개국 외국동전 6338개를 수합해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를 통해 개도국 어린이들에게 보냈다. 지난해 수거된 외국동전 2만2798개 가운데 유니세프 전달 후 쌓인 2만2413개도 이른 시일 내에 기부될 예정이다.

 

▲ 서울시설공단은 청계천에서 모은 행운의 동전 중 51개국 6338개 외국동전을 유니세프에 기부했다.
지난연말 청계천 관리직원과 공익요원 등 5명이 인터넷을 뒤지며 1년간 쌓인 외국동전들을 계수한 결과 62개국 은행이 발행한 214종을 확인했다, 개장 초부터 2010년 12월까지 모인 동전 7427개 보다 3.1배(2만2798개)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일본이 5612개로 가장 많았고 태국(5401개), 중국(3934개), 미국(2444개) 순으로 나타났다. 이중 태국의 1바트 짜리가 3532점으로 1위. 일본 10엔(3041개), 중국 1자오(1606개)가 뒤를 이었다. 몰도바, 피지, 우간다 등 평소 접하기 어려운 국가의 주화도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