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 없는 용기를 제거해야
쓸모 없는 용기를 제거해야
  • 시정일보
  • 승인 2005.01.03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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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名根未拔者(명근미발자)는 縱輕千乘甘一瓢(종경천승감일표)라도 總墮塵情(총타진정)이요 客氣未融者(객기미융자)는 雖澤四海利萬世(수택사해이만세)라도 終爲剩技(종위잉기)니라.”
이 말은 명리를 탐하는 생각이 뿌리뽑히지 않은 사람은 비록 천승의 부를 가볍게 여기고 한 표주박의 물을 달게 마실지라도 사실은 세속의 욕망에 머물러 있다. 쓸모없는 용기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사람은 비록 은덕을 사방에 널리 베풀고 이익을 오랫동안 끼칠지라도 쓸모없는 재주에 그치고 만다는 의미이다. 한비자의 사기열전에 보면 상대편의 명예욕에 마음이 쏠려있을 때 재물의 이익을 이야기하면 속물이라하여 깔보이고 경원당하게 된다. 상대편이 재물의 이익을 바라고 있을 때 명예를 이야기하면 몰상식하고 세상일에 어둡다하여 소용없는 것으로 인정받기가 십상이다. 상대편이 내심으로는 이익을 바라면서도 겉으로는 명예를 바랄 때 이런 자리에서 명예를 이야기하면 겉으로는 받아들이는 척해도 내심으로는 은밀히 경원한다. 만약 이런 사람에게 이익을 가지고 이야기하면 내심으로는 그것을 은근히 받아들이면서도 겉으로는 그것을 경원한다. 그러한 기미를 잘 파악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말이 나온다. 이럴 때 우리는 명예와 이익이란 등을 맞댄 한 몸뚱이의 마성임을 깨닫게 된다. 그것은 마치 동전의 양면과 같다.
작금에 전국공무원노조가 총파업 참가자에 대한 징계를 시달한 행자부장관을 지명수배하는 포스터를 제작배포한 사건을 보면 우리는 심히 우려와 경악을 금치않을수 없다. 지난번 청주시장 개 사건과 함께 일부이긴하나 공무원들의 공직기강이 어느 정도로 흐트러졌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아닌가 싶다. 나라가 제대로 가려면 공직기강 확립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공무원의 기강 문제는 정권의 체통문제가 아니라 국가 운명과 직결된다는 사실을 관계자들은 직시 준엄하게 처리 근본적인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공무원이 법을 지키지 않는데 국민 누가 법을 지키겠는가. 이런 규율과 질서가 무너지며 불신풍조가 만연하는 사태는 이번 기회에 공권력을 바로세워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