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1만명 방사능 50년 추적조사, 신중의 검토를
서울시의 1만명 방사능 50년 추적조사, 신중의 검토를
  • 시정일보
  • 승인 2012.09.2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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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서울시 노원구 월계동 주민 100명이 아스팔트 도로에서 방사성물질인 세슘이 허용치 이상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앞으로 50년 동안 주민 1만명에 대해 추적 역학조사도 하겠다고 한다. 초기엔 2~5년마다, 이후엔 10년 단위로 건강보험공단의 의료기관 이용 기록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매년 1억~2억원씩 들여 50년간 조사를 벌이겠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작년 11월 월계동 주택가 이면도로에서 방사선 수치가 높게 나온다는 주민 신고를 받고 조사에 들어가 아스팔트에 세슘이 미량 섞인 사실을 확인하고 문제의 아스팔트를 몽땅 걷어냈다. 현재 걷어낸 폐아스팔트는 원자력 안전위원회의 감독하에 방사성폐기물 선별 작업을 거쳐 노원구청 뒤 가설건축물내에 보관되고 있다. 폐기물 처리비용은 버재처 법령해석 결과 국가에서 부담하도록 결정돼 위원회에서 처리계획을 수립 중이다.

그동안 월계동 주민 1만631명을 상대로 서울시는 ‘해당 도로를 얼마나 자주 지나다녔는지' 설문조사를 해 도로에 머문 시간을 추정한 후 도로가 뿜어내는 방사선량을 곱하는 방식으로 주민들의 방사선 누적 피폭량을 계산했다. 그 결과 한 번이라도 해당 도로를 지나갔던 사람은 5598명이었고, 이들의 평균 피폭량은 0.393mSv(밀리시버트)로 추정됐다. 평균 피폭량 0.393mSv는 미국까지 두 번 비행기 왕복 여행을 할 때 우주에서 날아오는 방사선에 노출되는 양에 해당한다. 이런 식으로 따지면 장거리 비행기 여행을 두 번 이상 한 국민 수십만~수백만명도 추적 조사를 해야 할 것이다.

역학조사에 참여한 단국대 산학연구단에 의하면 인근 주민 1만631명 가운데 평균 연 1mSv를 초과한 것으로 추정되는 ‘다량 피폭자'가 102명이었다고 한다. 연간 1mSv 이상 인공적으로 방사선에 노출될 경우 1만~10만명 중 한명이 암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연구단의 설명이다. 다만 방사선 노출과의 인과관계를 설명할 수 없고, 현재의 결과는 방사선 노출과 관련한 정밀한 분석 역학적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한국인의 연평균 자연방사선 피폭량이 평균 3mSv이고, 의료용 CT 촬영을 한 번 할 때 피폭량이 6.9mSv이다. 서울시의 기준을 적용하면 7년에 한 번 CT 촬영만 해도 특별 관리 대상이라는 뜻이다. 임기 4년의 시장이 12번 바뀌는 기간인 50년 동안 누가 이런 역학조사를 맡아서 하겠다는 것인지 아리송하다.

주민 1만명 가운데 담배·음식·화학물질·스트레스 같은 다양한 원인으로 암에 걸려 죽는다. 그 가운데 누가 아스팔트에서 나오는 방사선 때문에 암에 걸렸는지 어떻게 분간해내겠다는 것인가. 다만 종합적인 조사를 토대로 지속적으로 감시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