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구 ‘갤러리’가 된 우리 마을
양천구 ‘갤러리’가 된 우리 마을
  • 정칠석
  • 승인 2012.11.15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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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공원엔 ‘김홍도 풍속화’…학교 담장엔 ‘어린왕자’ 동화 이야기

▲ 양천구는 관내 옹벽은 43개소로 현재 낡은 학교 담장 등 6곳에 대해 주민들이 길을 가다 흔하게 마주치는 옹벽에 벽화사업을 추진함으로서 일상 속에서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도시디자인을 바꿔나가고 있다.
-공원ㆍ학교 담장 벽화디자인 ‘테마가 있는 풍경’ 눈길

[시정일보] 양천구는 주민들이 길을 가다 흔하게 마주치는 옹벽에 벽화사업을 추진함으로서 일상 속에서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도시디자인을 바꿔나가고 있다.

양천구 관내 옹벽은 43개소로 현재 낡은 학교 담장 등 6곳이 갤러리로 재탄생했다. 삭막한 공원옹벽이 우리 조상들의 삶의 다양한 형태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김홍도의 풍속화가 디자인된 갤러리로 재탄생했다.

구는 양천구미술협회, 주민, 학생들과 함께 어르신들의 테마 전용공원인 오솔길실버공원에 우리나라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화가인 김홍도의 풍속화 벽화를 설치했다. 길이 150m의 긴 옹벽에 그려진 벽화에는 어르신들에게 친숙한 논갈이, 씨름, 서당, 대장간, 활쏘기, 우물가, 새참 등 스물 네점의 풍속그림들이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로 연결, 파노라마처럼 펼쳐짐으로서 입 소문을 타고 이곳을 구경하기 위해 오는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양천구 신월7동 남부순환도로(국립과학수사연구원 입구)에 접해 있는 ‘오솔길 실버공원’은 국내 최초로 조성된 ‘노인 전용 실버공원’ 으로 양천구에서 어르신들의 여가활용과 건강유지를 위해 2005년 테마공원으로 조성한 곳이다. 산책로 전 구간을 어르신들의 무릎과 발목 피로를 줄일 수 있도록 우레탄으로 포장하고 게이트볼장과 배드민턴장, 각종 운동기구와 등지압 벤치 등을 구비하고 있어 특히 어르신 이용도가 높다. 구는 공원의 이러한 특성을 살려 벽화 디자인으로 풍속화를 택했다. 벽에 그려진 풍속화는 특히 이곳을 방문 이용하는 어르신들이 지나간 추억들을 회상하며 즐거웠던 옛 생각이 나게 하는 등 좋은 호응도를 나타내고 있음은 물론, 주변 유치원과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조상들의 생활풍속을 보여줌으로서 교육적인 효과도 거두고 있다.

구 관계자는 “오솔길공원 김홍도 벽화는 조상들의 체취와 일상생활의 풍속이 깊이 드러나 즐거운 볼거리와 이야기 거리로 이곳을 지나는 행인들에게도 화제가 되고 있고 주민들의 생활문화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고 밝혔다.

또한 양천구 신정7동에 소재 계남초등학교 담장은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셍텍쥐페리의 어린왕자 벽화를 설치, 어린왕자의 감성적인 그림장면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며 그림에 따른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등 대표적인 명대사들을 새겨 넣어서 지나는 행인들에게도 즐거운 장소가 되고 있다. 순수한 영혼을 지니고, 사람의 관계를 가장 아름답게 표현한 어린왕자의 시선이 그려진 이 벽화는 남녀노소 누구나 읽을 때마다 다양한 감동을 전해주는 명작답게 한번쯤 걸음을 멈춰 깊은 사유를 할 수 있는 공간구성과 밝은 느낌으로 그려졌다.

양천구 신정4동에 소재한 양목초등학교 담장에는 쉘 실버스타인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 그림장면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있다. 누구에게나 친숙하지만 이 간단한 이야기가 전해주는 메시지 또한 많은 생각들을 하게 한다. 아무 조건 없이 자신의 모든 것을 주는 나무. 그런 나무에게 소년은 고마워하지도 않고, 무엇인가 필요할 때 만 찾아오지만 나무는 소년을 사랑한다.” 보답을 바라지 않고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는 이 사랑에 대해 아이들은 바보 같다고 생각할까? 가치 있다고 생각할까?

양천구 관계자는 “삭막했던 학교담장이 예쁘게 바뀐 것도 좋지만 책으로 보던 이야기를 큰 그림으로 접하니 느낌이 다르다 / 아이들과 함께 베품과 나눔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었다 /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 친구 사이의 사랑, 이웃에 대한 사랑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 등 많은 주민들이 좋은 평을 해주었다” 고 전했다.

신월중학교(양천구 신월5동 소재) 담장에 그려진 ‘강아지똥’도 인상적이다. 권장생 작가의 강아지똥은 더럽다는 이유로 외면당하고 자신이 쓸모없는 존재라는 것에 슬퍼하던 강아지똥이 자기의 몸을 쪼개 거름이 되어 민들레를 꽃피운다는 내용으로 하찮게 보이는 강아지똥도 정말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교훈과 감동을 주는 이야기다. 생명과 자연의 가치를 쉬운 그림으로 전해주는 이 동화는 학생들에게 사람 역시 마찬가지로 그 누구도 쓸모없는 사람은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선정됐다.

양천구는 “자살이라는 문제가 심각한 사회현상이 되고 있는 요즘, 작은 벽화가 자신의 존재 가치를 발견하고 사랑할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를 낳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양천구는 2곳의 중학교 담장에는 해바라기 풍경, 우리 고유의 전통색을 이용한 비구상화 등이 그려져 거리의 분위기를 밝히고 있다. 구는 남은 관내 옹벽 중 통학로변 등 유동인구가 많은 담장에 연차적으로 벽화사업을 추진하고, 벽화 완성 기간 동안 학생과 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합동작업 이벤트를 실시할 계획이다. 학생들에게 자율적인 봉사활동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주민이 동참하도록 하여 작은 나눔이 사회에 기여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인드와 마을에 대한 애정을 고취시킨다는 취지다.

구 관계자는 “일상 속에서 예술을 향유하고 이야기하는 벽화사업을 통해 흉물스러운 옹벽이 밝고 활기찬 지역의 명소로 재탄생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오가는 주민과 학생들이 벽화 속에 담긴 그림과 이야기가 전해주는 감동을 통해 꿈과 희망을 키워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