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대한민국은 천안함 전몰장병을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
특별기고/대한민국은 천안함 전몰장병을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
  • 시정일보
  • 승인 2013.03.2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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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완 근 서울지방보훈청장

 

[시정일보]3년 전인 2010년 3월26일 금요일, 우리 국민들은 모처럼 가족들과 여유롭게 저녁 시간을 보내던 중에 접한 갑작스런 보도에 얼어붙지 않을 수 없었다. 검푸른 파도가 일렁이는 바다를 비추는 화면을 배경으로 ‘천안함 침몰’이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뒤이어 섬광같이 떠오른 생각은 ‘배 안에 우리 젊은 장병들은 무사할까?’였다.

만물이 소생한다는 봄이었다. 대자연의 움틈과 함께 우리 일상도 새로운 출발에 대한 기대로 두근거림이 가득한 시기, 우리 국민은 새 봄의 설렘 대신에 커다란 충격과 아픈 상실감에 젖어 들었다. 연이어 들려오는 천안함 46용사의 희생과 故 한주호 준위의 장렬한 사망, 천안함 침몰 원인의 조사 등 충격적이고 가슴 아픈 소식들로 온 나라가 떠들썩했었다.

그러나 사건의 생채기가 아물기도 전에 우리는 천안함 침몰 원인에 대한 조사 과정과 결과를 두고 서로를 의심하고 비난하는, 이른바 국론 분열이라는 현실에 놓이게 되었다. 북한의 만행을 놓고 인터넷 상에선 갖가지 추측들이 난무했고, 사람들의 입과 입을 거쳐 어느새 그럴듯한 설득력을 갖게 된 음모론은 검푸른 바다에 희생된 해군 장병의 유족에게 또 다른 상처를 주었다.

사회 갈등의 혼란 속에서 잠시나마 화두였던 안보의식은 점점 희미해졌고, 비극적인 사건 앞에서도 불협화음을 내는 우리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북한은 같은 해 11월23일 연평도에 무차별 포격을 감행해 군과 민간인이 다시금 희생되는 결과를 낳고야 말았다.

어느 덧 3년이 지났다. 시간이 지나면 상처가 아물듯 우리의 아픔도 나아가나 했다. 하지만 최근 북한은 3차 핵실험을 강행하고, 한미 합동 군사훈련에 대해 무력 도발을 시사하며 정전협정을 일방적으로 백지화하겠다는 주장을 내세우는 등 강도 높은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국가의 안보가 바람 앞의 촛불과도 같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지금이야말로 온 국민이 ‘대한민국의 안녕과 번영’을 위해 뜻을 하나로 모아야 할 것임에도 우리 사회는 3년 전과 다름없이 서로에 대한 질책과 책임 공방으로 나라가 갈라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지금 우리가 안심하고 내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것도,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열띤 토론을 벌일 수 있는 것도, 대한민국이 현재의 풍요와 번영을 누리게 된 것도 모두 나라의 평안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헌신한 호국용사의 고귀한 애국혼 위에 놓여 있음을.

타인을 위한 희생은 그 어느 것 하나 값지지 않은 것이 없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국가와 국민을 위한 희생정신은 최고의 가치를 지닌 보석이며,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위대한 유산이다. 이러한 나라사랑 정신을 국민 하나하나가 마음에 품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뜻을 하나로 모을 때, 비로소 국민이 행복한 대한민국의 기틀이 마련될 것이다.

오는 3월26일 천안함 피격 사건 3주기를 맞이하는 날, 우리의 미래였던 천안함 46용사와 故 한주호 준위를 기억하고, 그들의 희생을 가슴에 되새기는 시간을 가져보자. 나라를 위한 숭고한 정신이 후손에게 전해지고, 이 위대한 유산이 대한민국의 더 밝은 내일을 준비하는 소중한 힘이 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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