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손안의 무한 지식창고, 서초구 전자도서관
내손안의 무한 지식창고, 서초구 전자도서관
  • 시정일보
  • 승인 2013.05.16 14:26
  • 댓글 0

단체장 칼럼/ 진익철 서초구청장

 

진익철 서초구청장
[시정일보] 폭우나 폭설로 교통이 마비되는 날에도 인파로 북적이는 곳이 있다. 오픈 15개월 만에 가입회원 16만명을 넘어선 서초구 전자도서관이다. 작년 1월부터 인터넷 공간에서 운영하고 있는 서초구 전자도서관의 가장 큰 장점은 24시간 내내 물리적 장소이동 없이 어디서나 원하는 책을 찾고, 빌리고, 읽고, 반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이나 아이패드와 같은 테블릿 PC, 또는 컴퓨터만 있으면 가능한 일이다.

 

대출기한이 지나면 자동으로 책을 가져간다. 대출 연체에 대한 불편이나 불이익도 없다. 모든 서비스는 사이버공간에서 무료로 이루어진다.

작은 기적과도 같은 전자도서관 사업은 약 3년 전 서초구 구청장직을 맡아 구상했던 정책 중 한 가지 사업이었다. 어느 시대나 책 읽는 사람이 세상의 리더가 된다. 지식과 성찰은 판단력을 키우고 두려움을 없애주니 인간의 삶에 반드시 필요하고 그것은 책을 통해 얻어진다.

따라서 중앙정부든 지방정부든 도서관을 짓는 일에 정성을 다해야 하지만 문제는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다. 일반적으로 도서관 하나를 건립하려면 부지 마련, 건립, 개관까지 몇 년의 기간이 소요되고 토지매입비, 건축비, 운영비 등으로 최소 200억원 이상이 필요하다. 건립 후에도 연 수십억 원의 유지비용이 든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스마트폰, 태블릿 PC 같은 모바일기기가 급속히 발달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클릭 한 번으로 원하는 책을 단숨에 읽을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지하철을 타면 스마트폰으로 책 읽는 사람들을 자주 만난다. 전자책을 공공부분에 활용한다면 예산을 엄청나게 절감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자도서관은 인터넷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도서구입비 외에는 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토지도 건물도 필요 없다. 게다가 우리나라 스마트폰 가입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서초구민의 스마트 폰 보유비율은 다른 지역에 비해 훨씬 더 높다. 이왕 사용하고 있는 기기이니 콘텐츠를 풍성하게 공급해 주기만 하면 된다.

나는 작년 1월, 약 4억원을 투입해 서초구 전자도서관 홈페이지를 오픈했다. 현재 2만137종, 5만4900여권의 전자도서를 구비하고 경제, 문화, 자기계발, 예술, 여행, 육아, 건강, 오디오북, 키즈북, 어린이 영어 등 다양한 분야의 도서를 갖추었다. 한 명의 주민이라도 더 이용할 수 있도록 홍보에도 힘썼다. 1년이 지난 지금 총 방문자는 19만명이 훌쩍 넘었고, 27만권 넘게 대출됐다. 하루 평균 580여권이 대출되고 있다. 주민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으로 뜨겁다.

책을 대출해서 읽는 방법도 다양하다. 전자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한 대출이 전체의 40%, 핸드폰을 통한 경우가 37%, 테블릿 PC를 통한 경우가 23%로 매달 대출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제는 서초구 전자도서관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만들 계획이다. 어렵지 않다. 예산도 많이 들지 않는다. 목표는 세계 각국에서 출판되는 모든 전자도서, 나아가 DVD와 음반까지 모두 구비해 두고 구민들을 기다리는 것이다.

주민의 지식욕을 채우고, 문화적 갈증을 풀어주는 것, 책을 통해 삶의 깊은 성찰을 돕는 일은 넓은 의미의 복지정책이 아닐까.

무상보육 등으로 예산사정이 빠듯한 지방정부가 주민의 지식 복지를 충족키시기 위해서는 전자도서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바로 자치단체장의 추진 의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