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칼럼/음식물 쓰레기 종량제로 환경오염을 줄여보자
단체장칼럼/음식물 쓰레기 종량제로 환경오염을 줄여보자
  • 시정일보
  • 승인 2013.06.13 15:28
  • 댓글 0

조길형 영등포구청장

 

[시정일보]시장실패 이론 중에서 ‘공유지의 비극’이란 것이 있다. 누구의 소유도 아닌 목초지를 공동으로 사용하는 마을에서 사람들이 ‘나 하나쯤 괜찮겠지’하는 생각으로 저마다 소의 방목 수를 늘림으로써 초지가 고갈돼 모두가 더 이상 소를 키울 수 없는 비극이 초래된다는 이론이다. 미국의 생물학자 하딘(Garrett Hardin)이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하기 위해 1968년에 발표한 논문이다.

이와 같이 맑은 물과 공기 같은 비배제성 재화를 시장원리에만 맡길 경우 심각한 환경오염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보호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야 한다. 음식물 쓰레기 발생을 줄이려는 노력도 이러한 공유지의 비극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모두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실시

우리나라는 런던협약에 따라 올해부터 음폐수의 해양배출이 전면 금지돼 모든 음식물 쓰레기를 육상에서 처리하여야 한다. 음폐수의 해양투기 금지는 필연적으로 처리비용 상승을 가져온다. 또한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음식물쓰레기는 환경을 파괴하는 주범이기도 해 전 세계가 대책마련에 고심 중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통계에 의하면 전국적으로 하루에 버려지는 음식물쓰레기가 1만5000여톤으로 전체 생활쓰레기의 31.6%를 차지한다. 8톤 트럭 1880대분에 해당될 만큼 거대한 양이다. 한 해 동안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20조원에 달하고 그 처리비용도 8000억원이나 된다. 영등포구만 해도 작년 한 해 동안 버려진 음식물 쓰레기가 4만9000여톤에 달하고 처리비용 또한 43억원이나 들었다.

음식물 쓰레기로 인한 환경오염과 경제적 손실을 막기 위해서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시행은 필수적이다. 제도 도입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도 긍정적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환경부가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7%에 달하는 사람들이 ‘음식물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다’고 답했으며 83.1%가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전국적으로 음식물 쓰레기가 20% 정도 감소하면 1600억원 이상의 쓰레기 처리 비용을 줄일 수 있으며 연간 177만 톤의 온실가스가 감소하고 에너지 18억 kwh가 절약되는 환경적·경제적 효과가 있다고 한다.
영등포구를 포함 서울 대부분의 구가 6월1일부터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를 실시한다. 버린 만큼만 수수료를 부담하는 방식이다. 기존 정액제 방식은 주민이 직접적인 비용 부담을 못 느껴 음식물 쓰레기 감량 노력이 미흡한 반면, 종량제는 비용 부담을 직접적으로 인식할 수 있어 감량 효과가 클 것으로 본다.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다각적 노력 필요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는 버린 만큼 비용을 지불해야 하므로 이를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가정에서는 식단과 유통기한을 고려한 계획적인 식재료 구매와 먹을 만큼만 조리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사회적 차원에서는 한국적 정(情)문화의 하나로 꼽히는 ‘푸짐한 상차림’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전환하여 먹지 않은 채 버려지는 음식물 양을 줄여나가야 한다. 또한 음식물 쓰레기의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염분의 함량을 적게 하는 ‘싱겁게 먹기 운동’도 펼쳐나갈 필요가 있다. 국가적 차원에서는 음식물을 자원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신기술 개발이 시급하다.

영등포구도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가 조속히 정착될 수 있도록 지난 수개월 동안 집중적인 홍보를 해왔다. 더불어 종량제 시행에 맞추어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음식물쓰레기 감량 경진대회를 실시해 주민 참여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와 동시에 음식물 쓰레기 불법 무단투기에 대해서는 집중적인 단속을 병행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