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 칼럼 / 행복의 키워드는 복지
단체장 칼럼 / 행복의 키워드는 복지
  • 시정일보
  • 승인 2013.07.11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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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귀권 양천구청장 권한대행

[시정일보] 1980년도에 행정고시를 통하여 공직에 입문한 후 서울시를 거처 중구, 동작, 양천구청 세 곳에서 부구청장 직을 수행했다. 구청장권한대행 또한 세 번째다. 두 번은 재선거로 몇 개월의 업무수행 후 후임 민선구청장에게 인수인계했다. 그러나 지난 4월26일 전임청장의 최종판결로 내년 6월 말까지 구청장권한대행으로서 양천을 이끌어 가야 한다.

한편으로는 막중한 업무로 부담도 있으나 이왕 나에게 주어진 사명이라면 구민이 가장 행복한 양천을 만들고 싶다. 행복의 키워드는 바로 복지다. 복지의 사전적 의미가 바로 ‘행복한 삶’이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여러 가지 업무 중 복지업무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복지예산 증가하고 업무가 늘어나면서 복지행정에 대한 인식 전환과 복지전달체계 개선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바야흐로 복지예산 100조 시대, 행복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나는 직원들과 복지와 행정을 구분 짓지 않아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하며 ‘희망나눔 1:1 결연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홀몸어르신 등 생활이 어려운 구민과 공무원이 1:1결연을 맺고 진정성 있는 봉사행정을 펼치는 사업이다. ‘복지가 행정이다’라는 패러다임의 변화에 맞춰 시스템을 구축하고, 나를 포함한 양천구의 전 직원이 복지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결연대상은 1185세대 중 홀몸어르신 848세대(72%), 저소득계층이 224세대(19%)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이외에도 장애인가정, 한부모 가정. 조손가정 등이 있다. 이들과 결연을 맺은 공무원들은 때때로 전화로 안부를 묻고 가정을 직접 방문해 함께 이야기하고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1:1 결연사업은 지원하는 공무원, 지원받는 구민 모두 보람과 행복을 느끼는 사업이다. 다른부서로 옮기는 경우에도 결연대상자를 지속적으로 관리한다. 생활상을 보고, 듣고, 공감하고, 위로하며 맺은 유대관계로 행복한 활동은 어느덧 3천회에 달한다. 결연대상자의 욕구사항을 분석한 결과 504건 중 절반에 가까운 41%를 차지하는 항목이 바로 ‘말벗’이다.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1차적 욕구에서부터 공무원에게 묻고 싶은 것, 도움을 요청할 사항 등 2,3차적 복지업무로 이어진다.

복지업무는 체계적인 관리가 매우 중요하므로 직원 누구나 쉽게 활용 할 수 있는 매뉴얼을 작성했다. 결연가정 방문과정에서 받은 문의, 요구사항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여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매뉴얼에는 소득지원, 일상생활지원, 직업지원, 주거지원, 건강지원, 양육지원, 문화·스포츠·여행지원, 교육지원 등 각 분야에 홀몸어르신, 저소득, 장애인, 한부모가정 등 계층별 필요한 자료가 담겨있다.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각 사업에 대한 내용, 대상자 해당여부, 신청방법 등을 자세하게 수록했다.

복지의 해답은 지속성에 있음을 상기하면서 ‘희망나눔 1:1 결연 추진 본부’를 구성하고 지속적인 사례관리를 통해 결연자에 대한 실질적인 맞춤형 복지를 제공한다. 또한 체계적으로 관리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 결연공무원이 방문결과(상담)를 전산에 입력하면 부서장은 상담내용을 확인하고 미담사례를 발굴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결연 추진본부에서는 결연실적을 관리하고 복지담당부서를 통해 지원방법을 검토한다. 매월 셋째주 수요일은 결연가정을 방문하는 ‘희망나눔의 날’로 지정하였고 또한 희망나눔의 날이 속한 주를 나눔주간으로 정례화 했다. 1:1 결연사업에는 어려운 이웃을 위한 복지의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다.

복지업무 늘어나는 양에 비해 사회복지 직원은 턱 없이 부족한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앞으로는 행정직 공무원도 복지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일정한 기준에 의해 수행되는 보편적 복지 업무는 행정직이 수행하고, 전문성이 요구되는 선별적 복지 업무는 사회복지직이 수행하는 방안도 강구 중이다.

의지에 의해 맡겨진 구청장 권한대행은 아니지만 50만 양천구민의 삶을 책임지는 자리에 선 지금, 화려한 정책에 대한 포부보다는 구민들이 고민을 조금이라도 더 듣고 같이 노력하는 자세로 진정한 행복을 일궈가고 싶다. 구민들의 하루 끝에 깊은 한숨이 아닌 편한 웃음이 번질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