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칼럼/ 소통과 신뢰의 행정 실천
단체장칼럼/ 소통과 신뢰의 행정 실천
  • 시정일보
  • 승인 2013.08.22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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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득 성동구청장

고재득 성동구청장
[시정일보] 최근 우리사회를 관통한 하나의 키워드를 꼽는다면 바로 ‘소통’이 아닐까한다. 회사에서는 동료끼리 직장 상사와 부하 직원끼리, 절친한 친구 사이도 연인사이에서도 ‘소통’을 위해 모두 노력한다. 민선구청장인 필자의 입장에서 가장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져야 할 대상은 바로 주민이다. 그리고 그 소통을 어떻게 이루고 공감하느냐 하는 것은 ‘약속’이라는 다리를 통해서다.

주민들이 지방자치단체장들에게 원하는 것은 단 하나다. 선거 기간 주민들에게 수없이 외쳤던 많은 약속들을 지켜달라는 것이다. 이와 같은 바람이 구체적으로 발전한 것이 지난 2006년 민선 4기 선거부터 시작한, 각 후보자들의 공약들이 제대로 실천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매니페스토(manifesto)’ 운동이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당선자가 주기적으로 약속 이행여부를 스스로 공표하게 하고 유권자와 함께 꼼꼼히 따져보며 다음 선거에서 선택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필자도 민선 5기 구청장 선거운동 시 구민과 약속했던 사업을 보다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총 5개 분야 20개 과제 63개 사업을 선정·공표했다. 그리고 지난 민선 5기 3년간 이 약속들을 하나하나 실천해 나가면서 말할 수 없는 보람과 긍지를 느꼈다. 특히, 지난달 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에서 실시한 ‘2013 전국 기초단체장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 일자리분야에서 ‘성수동 수제화 사업’이 최우수상을 수상한 것은 구민에게 보여드린 그간의 신뢰를 인정받은 것 같아 더욱 뜻깊다.

성수동 수제화 사업은 우리구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지역 특화사업 중 하나다. 그리고 이곳에서 묵묵히 수제화 제작 한 길에 인생을 바친 수많은 匠人들은 성동구만의 소중한 자원이다. 성수동을 방문할 때마다 만나는 匠人들의 모습은 각별하다. 얼굴에 깊게 파인 주름, 손마디 마디가 온통 굳은살이 박여 느낌조차 없는 것 같아 보이는 그들은 본인이 한 땀 한 땀 정성들여 만든 수제화를 사람들이 편안하게 신고 걷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이 자신을 가장 행복하다고 한다. 필자는 이러한 匠人들의 수제화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꽃피울 수 있도록 해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민선5기 초반부터 장인들과 영세상인들을 일대일로 만나 설득을 시작했다.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회와 함께 23개 분야 41개 사업을 발굴, 서울시와 중소기업청, 안전행정부의 예산 지원을 받아 마을기업인 서울성수수제화타운(SSST)의 문을 열었다. 또한 벽화 그리기, 주말 구두장터, 백화점과의 공동마케팅, 수제화 후진 양성교육, 수제화 명장 선정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 등 성수동을 세계적인 名品 수제화의 중심지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 수제화 교육에는 프랑스인 교육생이 참가한 것도 의미있는 일이었다.

‘무신불립(無信不立)’은 논어에 실린 공자의 정치 철학 중 하나이다. 제자 자공이 정치가 무엇이냐 물었을 때 공자는 ‘식량을 풍족하게 하고(足食), 군대를 충분하게 하며(足兵), 백성의 믿음을 얻는 일(民信)’이라며 그 중 끝까지 지켜야 할 것을 신뢰로 꼽았다 한다. 현재 우리구는 63개 공약사업 중 96%가 완료되거나 정상추진되고 있다. 민선 5기가 1년 남은 지금, 성동구는 無信不立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며 주민과의 약속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