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참여ㆍ사후 유지관리 ‘민ㆍ관 협력’ 중요
주민참여ㆍ사후 유지관리 ‘민ㆍ관 협력’ 중요
  • 이주영
  • 승인 2013.10.17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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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지속가능한 마을공동체 활성화

▲ 마을공동체의 지속가능한 발전방안을 위해 각 자치구의 마을공동체 담당자들이 지난 27일 시민청에서 '자치구 마을생태계'를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다.
[시정일보]‘이웃끼리의 정(情)’만 있다면 서울은 더 이상 삭막한 도심(都心)이 아니다. 서울시가 마을공동체 사업에 관심을 쏟기 시작한 지 2년여가 지났다. 여기에 중앙정부까지 부처별 적극 지원에 나서 ‘마을공동체 사업’은 순항이 예고된다.

마을공동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와 관련한 세미나, 토론회 등 ‘마을공동체’를 알아가기 위한 각종 행사들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9월27일과 28일 서울광장과 무교동로 일대에서 열린 ‘2013 서울마을박람회’ 또한 이의 일환.

서울마을박람회는 공동육아, 협동조합 등 시민들이 직접 마을활동을 체험하고, 서울 곳곳에 자리 잡은 마을공동체를 알아가는 기회를 제공했다.

특히 27일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지속가능한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모색’이란 주제로 진행된 마을컨퍼런스는 마을공동체 사업의 다양한 사례공유와 토론을 통해 2014년 2기에 접어드는 마을공동체 사업의 발전을 위한 다양한 의견들이 논의됐다.


서로돕고 나누고 '이웃사촌'이 되살아난다


자치구 중간조직 설립, 역할ㆍ업무 분담 필요
마을기업, 외부 의존 줄이고 생존능력 길러야
공유와 신뢰 바탕 ‘나누는 복지’ 새 패러다임



서울마을박람회의 일환으로 진행된 마을컨퍼런스는 ‘마을공동체와 지속가능한 안전사회’를 주제로 한 전문가토론회와 △자치구 마을생태계 △마을경제생태계-사회적경제 △마을경제생태계-마을금융 △커뮤니티 공간 활성화 등 주제별 토론회가 진행됐다.

지속가능한 마을, 자치구의 노력
첫 번째 세션인 ‘자치구 마을생태계’는 최영미 구로구 마을팀장, 남철관 성북마을센터장, 송문식 강동마을넷 대표 등 마을공동체 지원 사업 시행의 최일선에 있는 이들의 현장 애로사항을 나누고 활성화 방안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최영미 마을팀장은 공무원 조직내부에서 마을공동체 사업을 추진하는데 따르는 어려움과 주민들의 의식개선에 관한 사례를 설명했다. 최영미 팀장은 “직원 3명이 직원교육과 벤치마킹, 마을공동체 홍보, 서울시 마을사업 관리 등 모든 업무처리는 물론 잦은 현장 업무까지 모두 진행하고 있어 어려움이 많다”면서 “주민지원 업무는 민간위탁으로 가능한 ‘자치구 마을지원센터’와 같은 자치구 중간조직을 설립해 역할과 업무 분담을 이뤄야 한 것 ”이라며 행정과 주민지원 역할분담을 제안했다.

남철관 성북마을센터장은 “지역기반의 마을만들기가 질적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주민참여의 실질화 △사회적 경제를 통한 지속가능성 제고 △민ㆍ관-민ㆍ민 협력의 심화 등의 과제에 대처하면서 물리적ㆍ경제적ㆍ사회적 측면에서 통합된 마을재생을 이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주민참여 활성화, 사후 유지관리 측면에서 볼 때 자치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지역자원 연계, 지역밀착형 컨설팅과 정보제공을 위해 구청과 구 단위 조직의 역할을 확대하는 방향으로의 전달체계 개선 방안도 제시했다.

송문식 강동마을넷 대표는 ‘강동구 마을생태계 조성을 위한 민간의 역할과 거버넌스’란 주제로 강동마을모임 조성과 운영의 사례발표를 진행했다. 여기서 송문신 대표는 “마을공동체를 뒷받침하는 양대 축인 민과 관의 거버넌스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는 제도적으로 구 중간지원조직 설립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 구로구 서울시 마을공동체 북카페 지원 사업에 마을 주민들이 직접 신청해 선정됨으로써 주민들에 의해 만들어진 주민참여형 커뮤니티 공간마련의 좋은 예이다.
지속가능한 마을생태계, 사회적 경제
이날 ‘마을경제생태계·사회적 경제’ 세션에서는 지속가능한 마을생태계 조성을 위한 사회적 경제 차원에서 김종남 마을기업 인큐베이터와 김이준수 공유경제 운영자의 발표가 진행됐다.

이날 ‘마을경제생태계·사회적 경제’ 세션에서는 지속가능한 마을생태계 조성을 위한 사회적 경제 차원에서 김종남 마을기업 인큐베이터와 김이준수 공유경제 운영자의 발표가 진행됐다.

김종남 인큐베이터는 사회적 경제의 역할 중 마을기업과 마을공동체를 주요 내용으로 발표를 했다. 김종남 인큐베이터는 “골목상권까지 파고든 자본, 자영업자의 열악한 생존환경, 비정규직 양산, 물가상승 등으로 마을과 마을사람은 계속해서 가난해 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마을사람관계 혹은 공동체적 관계망 복원과 형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안전행정부 마을기업, 농림수산식품부 농어촌공동체 회사, 고용노동부 사회적 기업, 보건복지부 자활기업 등 현행제도에서 사회적 기업과 커뮤니티 비즈니스에 대한 제도를 마련하고는 있지만 마을기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외부 의존을 최소화하고 주민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 생존능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

또한 서울시 마을기업은 지원금을 내려 보내고 주민을 관리하기보다는 준비된 마을기업이나 마을사람들을 돕고 자발적 참여와 역할 극대화를 이룰 수 있도록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자치구 및 광역 범위의 사회적 경제 블록의 형성과 강화, 창업 이후 안정기까지 마을기업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 방안 마련, 마을공동체 사업의 주체들과 마을경제주체들 간의 유기적인 소통과 결합 등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공유경제전문가 김이준수 씨는 ‘도시는 공유를 위한 플랫폼’이라면서 공유경제는 마을공동체에서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공유경제에 대한 토론을 이어갔다.

“공동체에 기초하면 신뢰를 바탕으로 수선가게부터 반찬가게까지 다양한 비즈니스가 일어날 수 있다”면서 “공유와 신뢰를 통해 복지인프라 구축에 큰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마을공동체에 있어서 공유경제의 중요성에 대해 해외 사례를 들며 설명했다.

마을경제생태계, 마을금융
마을금융에 관련한 사례로는 은평 e-품앗이 박상현 운영위원와 성남주민신협의 발표가 진행됐다.

박상현 운영위원은 “은평 e-품앗이는 주민 상호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가상 화폐 ‘문(門)’으로 서비스, 재능, 물품 등을 여러 사람이 교환하는 제도”라며 “이는 이윤 발생이 아닌 인간관계 형성을 가장 큰 목표로 이웃 간의 믿음과 나눔이 생겨나는 마을공동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은평 e-품앗이 회원 수는 1735명으로 51개의 소모임이 운영 중이며 행복반점 외 53개의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2014년에는 주민들이 함께 필요한 물품을 나눠 쓸 수 있는 물품공유소가 개소 예정이라고 말했다.

성남주민신협은 조합원 중심의 서민금융기관으로 조합원의 저축을 통해 자금을 조합원에게 융자해 주는 금융기관으로 조합원의 생애주기 마다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협동 공동체사회를 만들어 가는 사업들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협동조합금융은 공감경영과 행복마을 추구를 주민신협의 가치로 두고 지역 커뮤니티를 물질적 토대로 지역공동체를 정신적 토대로 해 교육, 경제, 금융, 문화의 역동적인 균형을 만들어 가고 있다.

성남주민신협는 2011년 <성남시 살림 경제를 위한 협동조합기본법>제정, <협동조합과 사회적 경제 활성화를 위한 조례>제정, 협동사회경제 담당부서 설치 제안, ‘협동사회경제기금’조성, 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 형성 등을 통해 협동조합의 운영 바탕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곳의 협동사회경제 네트워크 9대 의제를 세부내용을 살펴보면 △사회적경제 주체역량 강화 △대중화를 위한 홍보 △민간시장의 활성화 △공공시장의 활성화 △자조금융 조성과 운영 △허브센터 조성 △사회적 경제 제도개선 △민관상설 협의기구 설치 △성남협동사회경제 네트워크 설립 등이다.

커뮤니티 공간의 활성화
커뮤니티 공간의 활성화 방안 세션에는 서울시 마을공동체지원센터 서진아 사무국장의 사회로 마포구의 와글와글 작은도서관, 구로구 가린열북카페, 은평구 산새마을 사랑방에 관한 사례발표가 이어졌다.
마포구에 위치한 와글와글 작은도서관은 뜻이 맞는 주민들 몇몇이 함께 일정 금액을 출자해 성산동 마을 골목에 어린이 도서관을 개관한 것으로 주민들이 스스로 필요한 것을 만들고, 함께 모이고, 함께 나누며 살아가를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로 꼽히고 있다.

구로구 가린열북카페는 서울시 마을공동체 북카페 지원 사업에 마을 주민들이 직접 신청해 선정됨에 따라 마을 골칫거리였던 옛 치안센터를 북카페로 만든 사례이다. 설계과정에서부터 지역주민의 의견과 다양한 아이디어가 반영된 가린열 북카페는 공사도 주민들 스스로 결성한 주민협의체 '가린열사랑'이 맡아 진행했다. 현재 가린열사랑 소속의 주민들이 운영주체이며, 지역주민들의 재능기부를 통한 강좌가 진행되고 있어 주민들의 참여가 높은 커뮤니티 공간이다.

은평구 산새마을 사랑방은 주민들의 마을 모임을 위해 만들어진 주민 중심의 사랑방이다. 주1회 정기 주민회의의 진행을 위한 공간 확보, 주민들의 일상적 소통과 활동 거점 확보, 경관가꾸기 사업 진행 등 마을 사무공간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마을 거점의 주민들의 자유로운 모임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지속가능한 안전 안심사회

도시계획단계부터 ‘범죄예방 환경설계’

‘안심마을’ 주민자치회 중심으로 운영 

 

▲ 염리동 소금길에서는 작년 서울시 내 보호·치안 강화 구역으로 지정돼 골목길 곳곳에 가로등과 SOS지킴이집 등을 제작하며 디자인을 통한 범죄예방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시청 시민청에서는 지속가능한 안전·안심사회와 마을공동체란 주제로 전문가 토론회가 진행됐다. 이날 토론회에는 강석천 경상대학교 교수, 전대욱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선임연구원, 한남대학교 박미랑, 이창훈 교수가 기존 도시 환경정비사업 및 CPTED의 한계, 마을공동체와 공동체 의식, 안전한 마을 방향 및 제안 등에 대해 토론했다.

강석천 경상대학교 교수는 범죄예방 환경설계 셉테드 (CPTED:Crime Prevention Though Environmental Design)에 대해 설명했다. 범죄예방 환경설계란 범죄 자료를 분석해 주민들이 불안해하는 부분을 찾아내 문제의 원인을 찾아 적절한 대책들을 건축설계와 공간 디자인에 반영하는 것을 말한다. 강석천 교수는 “심리학, 사회학, 건축학, 도시학, 지리학, 경찰학, 범죄학 등의 다양한 방향에서 접근한 범죄예방 환경설계 셉테드는 도시의 계획 설계단계에서부터 범죄 유발요인을 근본적으로 제거해 범죄예방은 물론 삶의 질 향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강석천 교수는 국내 범죄예방 디자인 프로젝트 시범 사례로 염리동 소금길을 들었다.

박미랑 한남대학교 범죄학 교수는 “셉테드는 주민들에게 범죄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 뿐 아니라, 제도적 체계화의 중요성을 인지토록 하고 안전관련 감사, 지역사회 억제, 활동프로그램 개발, 지역사회 의사결정과정, 갈등조정 과전에 주민이 올바르게 참여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는 것도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전대욱 선임연구원은 안전행정부 주민자치회 시범사업인 안심마을 만들기 추진현황 및 전략에 대해 발제했다.

안심마을 만들기란 마을주민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활동의 주체가 돼 경찰 등 유관기관과 행정, 전문가 등의 도움을 받아 마을을 함께 지켜가는 활동을 뜻한다.

전대욱 연구원은 안심마을 만들기의 바람직한 추진방안으로 지방자치 활성화를 위한 지역공동체 활성화, 주민자치회 중심으로의 운영, 안전문화 확산 등 안행부 고유의 목적에 부합하는 장기 프로젝트로 추진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안전관련 전문성과 마을만들기 퍼실리테이션 과정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줄 중앙 및 지역차원의 중간지원조직 등을 통해 주민자치회에 대한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역량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李周映 기자 / sijung198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