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칼럼/ 나눔이 곧 행복이다
시정칼럼/ 나눔이 곧 행복이다
  • 시정일보
  • 승인 2013.12.26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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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춘식 논설위원


[시정일보]어린 시절 읽었던 이솝우화가 오늘 따라 문득 생각난다. 바람과 해가 지나가는 나그네를 상대로 외투 벗기기 내기를 했다. 바람이 세게 불수록 나그네는 더욱 옷을 여미게 되어 끝내 바람은 실패하여 겸연쩍하게 웃으며 사라진다. 해가 방글방글 웃으며 따뜻한 볕을 쪼이자 나그네는 슬그머니 외투를 벗는다. 해처럼 따뜻한 사랑을 주고받는 웃음이 폭죽처럼 터지는 연말연시가 되었으면 한다.

추운 겨울, 더욱 춥고 외롭게 보내고 있는 우리의 이웃이 적지 않다. 우리나라 사회정책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도 스스로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극단적인 사건이나 사고를 경험하고 있다는 사실을 언론을 통하여 계속 확인하고 있다. 사회정책의 성숙을 위해서는 우리사회의 누가, 왜, 그렇게 위태로운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인가에 고민할 필요가 있다.

한국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사회문제, 즉 사회취약계층, 저출산·고령화 문제, 사회양극화 등은 정부 예산만으로는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므로 민간자원의 동원이 절대 필요하다.

아무리 복지제도가 발달한 나라라 할지라도 이웃 간의 오가는 따뜻한 정이 없으면 삭막한 사회가 되고 만다. 이웃 간에 서로 나누는 문화가 널리 존재하는 가운데 정부의 복지제도가 잘 갖추어져 있어야 진정한 복지사회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돈과 시간을 소외된 이웃과 함께 나누는 문화는 선진사회의 기본 조건이다. 이러한 나눔 문화야 말로 물질과 시간을 자발적으로 소외된 이웃과 함께 나누면서 계층과 계층 간의 장벽을 허무는 진정한 사회통합의 역할을 할 수 있다.

나눔의 문화 없이는 사회통합이 있을 수 없으며 갈등구조가 심각한 사회는 복지사회로 나아갈 수 없다. 따라서 국민들의 기부활동은 살 맛 나는 사회로 만드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기부문화 활성화를 위해서 사회지도층이 솔선수범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최근 기부문화와 자선활동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예를 들면, 2차 대전 후 미국에서 카네기, 록펠러, 포드 등이 사업으로 축적한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는 성숙한 자본주의 사회를 만드는 모범을 보였다.

최근 세계 최고 갑부인 마이크로소프트 창시자 빌 게이츠와 세계적 투자자인 위런 버핏 회장 역시 억만장자들을 대상으로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기부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빈부격차로 사회양극화의 고통이 심화되고 있다. 사회지도층과 부유층은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에 앞장서야 한다. 가진 자들의 기부문화를 통해 이웃사랑을 나눌 수 있고 사회양극화를 줄이고 사회통합도 가능해질 것이다. 앞으로 사회가 어려울수록 기부를 통한 나눔 문화가 절실하며, 특히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유지 발전시켜 나가는 데에 필수적이다.

기부는 돈이 많고 특별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전유물은 아니다. 최근에는 자신이 갖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함께 나누는 재능 기부자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 아는 것을 나누고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기부 천사’가 될 수 있는 것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새로운 기부문화로서 다가오는 재능 기부는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지적재능을 나누고 공유하는 것인데, 실제적으로 당사자 간의 주고받는 접촉을 통한 상호 이해를 증진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의 양극화로 인한 구성원들 간의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사회적 통합을 위해 일조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나눔이 곧 행복이다’라는 가치 하에 기부의 필요성과 긍정적 효과에 대한 사회적·개인적 인식제고를 위한 준비로 나눔에 대한 교육과정이 절실히 필요하고, 이를 위해 기부의 생활화를 위한 나눔 교육이 어려서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단계적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그래야 나눔이 곧 행복이라는 인식의 대전환이 이루어질 것이다.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