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권의 책/ 시간과 동행하는 생명의 소리
한권의 책/ 시간과 동행하는 생명의 소리
  • 윤종철
  • 승인 2014.04.24 14:13
  • 댓글 0

이현정 여덟 번째 시집 <시간의 길> 출간

[시정일보]유유히 시간의 길을 간다 // 예정에 없는 만남을 위해 / 대책이 없는 이별을 향해//
어떻게 보면 / 사람이 시간의 내용이다 // - 시간의 길 中에서

이현정 제8시집 <시간의 길>을 일별하면 모든 시간의 부산물들은 ‘나’로부터 시작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작가는 만남과 이별, 모든 정서적인 사건들을 시간과 동일시했다.

그것이 예정에 없는 만남이든, 대책이 없는 이별이든 시간의 길은 하염없이 흐르며 ‘나’는 ‘시간’과 동행하고 있는 것이다.

시인은 이처럼 실재 ‘나’의 삶에서 반추하는 시간성을 일상적인 생활의 단면에서 발견해 시적인 상황으로 변전하고 삶의 지표로 형상화했다. 이와 불가분의 관계로 추출하려는 것이 바로 ‘생명성’이었다.

‘나만의 길’이라는 주제를 품은 2부에서는 ‘세상은 나에게 소홀했어도 / 나는 이 세상 / 돌 한 조각 풀 한 포기에도 충실했었네’라며 작가는 회상하기도 한다.

이는 그가 지금까지 지탱해 온 ‘나’에 대한 절실한 성찰이며 ‘운명’을 수긍하고 나만의 시간에 대한 소중함이다. 나아가 시인은 ‘생과 사’의 문제까지도 다양하게 전개된 실생활과의 비교를 통해 궁극적인 ‘나’를 탐색하고자 했다.

한누리미디어가 펴낸 이현정 시집 <시간의 길>은 총 11부로 구성해 평소에 인식하지 못한 나의 일상적인 시간에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집안일, 날개, 청계천 새 물맞이, 나만의 길, 갈증시대, 무정한 가을, 기도문 같은 비, 오늘, 삶의 무늬, 계절감각, 복수초, 구월의 숨결, 가을나기, 한 해의 마무리, 매미랑, 단풍길, 집 생각, 꽃에게, 운명 등이 그것이다.
이현정 시인은 “저마다 저만이 아는 시간의 길이 있다”며 “그 길에서 삶의 기쁨을 얻고 의미를 찾고 보람을 느낀다면 제대로 찾아든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尹鍾哲 기자 / sijung198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