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엠테라피/ 소 나 무 / 김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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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정일보
  • 승인 2014.05.22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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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장작불을 지피다가 아궁이 속에서
늙은 소나무의 세월을 보았다

이따금 찾아든 나그네 발길
청청한 품 열어 맞아주며
매서운 비바람 눈보라가 흔들어도
텃새처럼 제자리 지키며
늠름하되 오만하지 않았다

숨 가쁘게 살아 온 세월
바람에 흔들리는 솔잎 위에
날아가 버린 새들의 울음소리 들린다
마지막 바람의 조문을 받으며
타는 불길 속에서
오래된 추억들을 본다

이제 그를 품에 안아보려 하지만
멀어지는 그리움은 재로 남아
괜찮다, 괜찮다 한다
편히 쉬려나 보다

-신안문학 제10집 <섬새들의 노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