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구, 발품 파는 여성근로자들 ‘이어쉼터’ 好好
동작구, 발품 파는 여성근로자들 ‘이어쉼터’ 好好
  • 유현숙
  • 승인 2014.11.05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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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오픈, 입소문 타고 하루 평균 30명 쉬어가
▲ 이수역 인근 동작여성인력개발센터 2층에 마련된 ‘이어쉼’ 쉼터에서 외근직 여성근로자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시정일보]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 11월 첫 주. 학습지교사 P씨가 오늘 방문할 구역은 사당동과 이수역 일대다. 새로 전달할 학습지를 들고 발걸음을 떼던 중 휴대폰이 울린다. 아이가 급한 사정이 생겨 수업 시간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내용이다. 갑자기 한 시간 정도가 허공에 떠버렸다. 예전 같으면 커피숍이나 쇼핑센터에서 시간을 때웠겠지만 오늘은 마침 이수역 근처다. 망설임 없이 가까운 동작여성인력개발센터 2층 ‘이어쉼’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곳에 마련된 소파에 무거운 가방을 내려놓고 잠시 쉬어갈 생각이다.

직장여성이라고 하면 하루 종일 사무실에서 일하는 내근직 오피스레이디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여성 일터의 실상은 훨씬 다양하고 때론 열악하다.

매일 다른 지역의 회원 가정을 방문해야 하는 학습지 교사,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가가호호 찾아가 돌보는 요양보호사, 오전과 오후 서로 다른 집으로 찾아가 일하는 가사도우미. 이렇듯 하루에도 몇 차례씩 바깥에서 ‘이동’하며 일하는 수많은 외근직 여성근로자가 있다.

서울시는 지난 7월 이렇게 이동하며 일하는 여성근로자들의 쉽터 ‘이어쉼’을 전국 최초로 서울시내 8곳에 마련해 운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3월 ‘서울시, 좋은 돌봄을 말하다’란 주제로 열린 청책워크숍에서 나온 돌봄종사자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 결과였다.

이런 맥락에서 지난 9월29일 동작구(구청장 이창우)에도 외근직 여성들의 쉼터 ‘이어쉼’이 문을 열었다. 이수역 인근에 위치한 동작여성인력개발센터(사당로 299) 2층에 마련된 37㎡정도의 작은 공간이 이동하며 일하는 여성근로자들의 아늑한 무료 쉼터가 된 것이다.

동작구의 첫 ‘이어쉼’ 쉼터는 문을 연지 한 달 만에 벌써 하루 평균 30여명의 이용자가 찾아오는 공간이 됐다. 학습지 교사를 비롯한 방문 판매원, 보험 설계사 등 일정한 사업장 없이 돌아다니면서 일하는 여성들은 이동 중간에 간단히 도시락을 먹거나 쉬어갈 공간이 생겨 잘 이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용자가 늘게 되면 ‘이어쉼’의 역할도 지금보다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휴식처 기능 뿐만 아니라 여성근로자들이 서로 취업 및 교육 정보를 공유하는 공간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동작구 ‘이어쉼’ 쉼터 박희정 팀장은 “이어쉼이 지역내 열린 문화복합공간으로 여성근로자 및 지역주민을 위한 각종 소모임과 동아리 활동 지원 등 소통의 장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쉼’ 쉼터 이용을 원하는 여성 근로자들은 여성근로자쉼터(525-1121)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