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셔먼 美 국무차관 발언은 잘못된 것, 일본은 제대로 반성하라
<독자기고>셔먼 美 국무차관 발언은 잘못된 것, 일본은 제대로 반성하라
  • 시정일보
  • 승인 2015.03.05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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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옥 총무과장 (서울보훈청)

[시정일보]3월 2일 국내에 보도된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 발언이 큰 논란을 빚고 있다.
셔먼 차관은 지난달 27일 워싱턴DC 카네기 국제평화연구소 세미나에서 “민족감정이 여전히 이용되고 있으며, 정치지도자가 과거의 적을 비난함으로써 값싼 박수를 얻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이 같은 도발은 진전이 아니라 마비를 초래한다”고 말했다. 일본을 두둔하는 투의 발언이다.

지난해 4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후 위안부 문제에 대해 “끔찍하고 지독한 인권침해”라고 규정하였다.

미국은 위안부 문제를 인권 차원으로 보고 무라야마 담화와 고노 담화의 중요성을 인정해왔고 다른 당국자들도 일본이 과거사 문제를 이웃국가들과 우호적 방법으로 해결하기를 권고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미국 입장과도 다르게 셔먼은 미국 고위당국자로서 무책임한 발언을 함으로써 많은 우리 국민들을 놀라고 분개하게 만들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7일 미국은 쿠바와의 외교관계 정상화 협상을 개시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그동안 쿠바의 고립을 목표로 한 정책을 추진해 왔지만 쿠바 정부가 자국민들을 억압하는 명분을 제공하는 것 외에는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50년 넘게 지속한 대쿠바 봉쇄 정책이 실패했음을 시인했다.
미국이 취해온 정책의 잘못된 점을 시인하고 53년간 첨예하게 대립해온 양국이 냉전시대의 유산을 청산하고 화해와 평화공존의 새 시대에 들어서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미국이 쿠바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고 취한 조치가 진정한 화해인 것이다. 1882년 조선과 미국이 체결한 조미수호통상조약(朝美修好通商條約) 제1조에 ‘만약 타국이 불공경모(不公輕侮)하는 일이 있게 되면 일차 조지(照知)를 거친 뒤에 필수상조(相助)하여 잘 조처함으로써 그 우의를 표시한다'라는 문구가 있다.
조선 조정은 일본의 침략시기에 이 조문에 따라 한국의 독립을 보장해 주리라 믿고 미국 대통령에게 탄원하였으나 허사였다. 이미 1905년에 가쓰라테프트 밀약으로 미국의 필리핀 지배와 일본의 조선 침략을 각각 묵인해 주기로 합의한 결과였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우리 민족이 당한 고통과 아픔의 역사가 오늘날 일본과 갈등을 빚고 있는 위안부 문제 등 외교적 사안이다.

오늘날의 갈등의 원인을 멀리에서 찾아보면 미국도 자유로울 수 없는 대목이다.
제96주년 3.1절 기념식 기념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인권문제 해결을 촉구하면서 “올해 두 명이 더 돌아가시면서 53명만 생존해 있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평균 연령이 90세에 가까워서 그 분들의 명예를 회복시켜드릴 수 있는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한일 양국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를 공유하며 1965년 수교 이래 놀라운 교류협력을 이뤘다”면서 “지리적 이웃국가 임에도 불구하고 과거사를 둘러싼 갈등 때문에 안타깝게도 마음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역사란 편한 대로 취사선택해 필요한 것만 기억하는 게 아니며, 역사에 대한 인정은 진보를 향한 유일한 길'이라는 최근 한 역사학자의 지적을 깊이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고, 교과서 왜곡 문제에 대해서 “일본 정부의 교과서 왜곡 시도가 계속되고 있는 것도 이웃관계에 상처를 주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은 박근혜 대통령의 말씀을 귀담아 듣고 진심으로 한일관계를 대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는 것이 화해의 시작이고 기본이다.

미국의 고위 당국자도 세계 속에서 자유민주주의의 본류인 미국의 역할과 책임을 제대로 하여 일본이 과거사의 잘못된 점을 정당화하려는 기회주의적 행태가 발현되는 일이 없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피로 맺은 한미동맹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한미 간 균열을 조장하며 역사 발전을 퇴행시키는 일을 미국의 일부 당국자가 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일본은 미국이 쿠바에 취한 조치를 거울삼아 자신의 과거사를 진실하게 반성하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동반성장해 가는 한일관계를 만들어 가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