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아! 천안함, 이제는 58명의 참전용사도 기억하자
<독자기고>아! 천안함, 이제는 58명의 참전용사도 기억하자
  • 시정일보
  • 승인 2015.03.19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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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영 수 (사회평론가)

[시정일보]차디찬 서해바다에서 숨진 천안함 46명의 용사를 추모할 때면 생사의 갈림길에서 구출된 58명의 군인에 대한 걱정도 지울 수 없다. 나라의 부름을 받고 주저 없이 달려온 그들, 한 몸과 같이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해군함정의 특수성 속에서 ‘전우는 죽고 나는 살아남았다’는 미안함으로 오늘도 그들이 고통스러워하는 것은 아닌지.

우리는 그 처절했던 장면을, 목숨 바친 우리 아들들을 너무 쉽게 잊어버리고 지나쳐 버리는 것 같다. 배가 침몰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선체를 최대한 오래도록 유지케 함으로써 57명의 부하 장병을 구해낸 함장의 대응력과 책임감, 그리고 한 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노력했던 천안함 생존자들도 우리는 기억해야 할 것이다.

우리 역사에 비극으로 남을 북한이 저지른 이 참사에 대해 분단 조국이 짊어져야 할 짐을 함장과 생존자들에게 지워서는 안 된다. 그들에게도 힘과 용기를 줘 위로하는 것이 우리 국민의 도리일 것이다.

옛 병법서에 적은 수의 병력으로 많은 수의 적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은 병사에게 두터운 은혜를 베풀어 백성의 마음을 얻는 길뿐이라고 했다. 옛날 어느 훌륭한 장수가 적과 대치할 때 어떤 이가 탁주 한 통을 바쳤다. 그런데 그 장수는 바친 술을 강물에 쏟아 붓고 병사와 함께 엎드려서 강물을 마셨다.

단지 한 통의 술을 강물에 쏟았다고 해서 그 강물이 술맛을 낼 리 없겠지만, 그런데도 병사들이 모두 앞다퉈 목숨을 바쳐 가며 싸우려고 한 것은 그 술이 자기들에게까지 미쳤다는 사실에 감격했기 때문이다.

국민에게, 목숨 바쳐 가며 나라를 지키는 데 헌신했던 이들을 국가가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그리고 끝까지 보살핀다는 것을 알려 주는 것이 꼭 필요하다. 그래서 조국이 위기에 처할 때 하나로 단결하게 하는 힘을 만들어야 한다.

46명의 전사자와 함께 생존 장병 58명, 그들도 우리 마음속에서는 영웅이 돼야 한다. 그래서 전쟁이 얼마나 무섭고 비참한지를,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게 하는, 영원히 꺼지지 않는 자유수호의 횃불로 남기를 간절히 원한다.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20대 자식을 둔 어머니로서, 국가와 국민이 죽은 자와 살아남은 자 가릴 것 없이 우리가 모두 애국자로 기억하고 제대로 된 예우를 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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