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청 풍물패 ‘단비한울’
마포구청 풍물패 ‘단비한울’
  • 최상은
  • 승인 2015.05.07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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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과 함께 만드는 ‘소통의 장단’…신명나게 놀아보세
   
▲ 마포구청 풍물패 ‘단비한울’의 지난해 송년 직원 장기자랑 식전 공연행사.

 공무원뿐 아니라 주민 누구나 회원으로 가입

창단 10년 내공, 내외부 행사 출연요청 쇄도

노인요양원ㆍ영아원 등 복지시설 공연에 중점

 

[시정일보]마포구 성산로 124번지 지하에 연습실을 둔 ‘단비한울’ 풍물패, 연습실에 들어서기 전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단비한울 새내기회원모집’ 이라는 플래카드다.

“덩 덩 덕 쿵 덕, 더덩 덩 덕 쿵덕”

계단을 따라 한발 한발 내딛는 순간 들려오는 웅장한 소리를 따라 연습실에 들어서자, 어른부터 아이들까지 20여명의 사람들이 원형으로 둘러 앉아 장구 삼매경이다.

마포구청 동아리 ‘단비한울’ 풍물패는 지난 2005년 창단돼, 구청 행사뿐만 아니라 외부행사에서도 공연 의뢰가 수시로 들어 올 정도로, 명실공히 전문 공연단이다.

단비한울 풍물패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회원이 마포구청 직원들로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원래는 서울시 공무원 풍물패 ‘한울’로 출발했으나, 점차 한울의 의미가 퇴색되고 마포 지역으로 활동의 중심이 옮겨지면서 풍물패의 이름 또한 회원들의 공모로 ‘단비한울’이라는 명칭으로 재탄생하며 누구나 회원이 될 수 있게 됐다.

마포구청에는 현재 18명의 단비한울 회원이 있다. 그 중에서 신수동주민센터 윤기경 행정민원팀장과 치수과 차영섭 주무관, 주택과 차민철 주무관은 올해로 10년차 회원이다.

마포구청 풍물패 단장인 윤기경 팀장은 “사물놀이는 북, 장구, 징, 꽹과리 4가지 전통악기에 태평소를 보태기도 한다”며 “회원들은 장구를 기본으로 전통악기를 한 가지씩 맡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차민철 주무관은 “매일 다람쥐 쳇바퀴 돌듯, 단조로워질 수 있는 일상 속에서 사물놀이의 매력은 무엇보다 생활에 활력을 느끼게 해준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윤기경 팀장과 차영섭 주무관은 사물놀이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상모돌리기까지 할 수 있는 유일한 회원이다.

차영섭 주무관은 “상모는 절대로 고개로 돌려지지 않는다”며 “고개로 돌리는 것이 아니라 무릎을 통해 굽신을 주면서 돌려야 한다”고 말한다.

단비한울 풍물패의 또 하나의 특징은 내외부 행사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외부 행사 공연 때는 식전행사로 흥을 돋우고 행사에 관심을 집중시키는 역할로 길놀이를 많이 한다.

외부행사는 구청직원뿐만 아니라, 서울시 직원과 지역 주민 등 단비 한울 회원들이 함께 참여한다. 풍물패는 그동안 내부 행사로 수차례의 직원 워크샵과 송년 직원장기자랑, 신년인사회는 물론, 자치구 행정우수사례 발표회 문화공연, 불우이웃돕기 바자회 공연, 노인요양원 공연 등 무수한 외부행사에도 참여해 왔다.

윤기경 민원행정 팀장은 “중증어르신들이 많은 노인요양원 공연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흥에 겨워 즐거워하실 줄만 알았던 어르신들이 오히려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시는 모습에 진한 감동이 밀려왔다”고 말한다.

이외에도 단비한울 풍물패의 자랑은 가락보 책자를 자체제작했다는 것이다. 60만원을 들여 제작한 이 책에는 사물놀이의 기초부터 기본 가락연주법, 응용된 연주법 등을 담아 사물놀이를 처음 접하는 회원들에게도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이 같은 풍물패의 많은 활동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연습실에서 터를 잡기까지 우여곡절도 참 많았다. 지난 2005년 창단 당시에는 연습실이 없어서 개인 연습실에 한쪽 구석을 빌려 일주일에 한 번씩 연습을 하기도 했으며 이후, 2006년 2월20일 현재 연습실에 터를 잡았지만 폭우로 지하 연습실에 물이 차서 애를 먹기도 했다.

현재 단비한울의 살림은 넉넉치만은 않다. 매달 나가는 50만원의 연습실 월세와 그 외 경비까지, 개인회비 3만원씩을 걷어 충당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모자란 형편이다.

하지만 회원들의 풍물패 사랑은 여전히 뜨겁다. 그저 풍물이 좋아서 모인 단비한울 회원들은 올해 노인요양원과 영아원 등 사회복지시설을 중심으로 더욱 많은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새내기 회원 민원여권과 이수희 주무관은 “사회복지시설에 계신 분들의 바깥활동이나 몸이 불편하신 분들에게 즐거움을 전해드릴 수 있는 멋진 공연을 펼치고 싶다”고 말한다.

崔相銀 기자/

sijung198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