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박원순 시장의 메르스 대처
<기자수첩>박원순 시장의 메르스 대처
  • 문명혜
  • 승인 2015.06.25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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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혜 기자

[시정일보 문명혜 기자] 중동발 ‘역병’ 메르스의 시커먼 먹구름이 대한민국을 덮치고 있는 가운데 메르스에 대처하는 서울시 수장에 대해 말하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정부의 ‘비밀주의’에 맞서 지난 4일밤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메르스 관련 대시민 발표를 한 이후의 행보를 보고 박원순 서울시장을 다시 봤다는 것이다.

행정1부시장이 지휘하던 메르스대책본부를 시장직접관할체제로 격상시켜 스스로 대책본부장을 맡아 신속한 조치를 속속 내놓았다.

박 시장은 현재를 준 전시상황으로 규정하고 메르스 사태를 조기 종식시키기 위해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2009년 신종플루 대책회의가 열린 이후 6년만에 처음으로 교육ㆍ군ㆍ경ㆍ방송사 책임자를 참석시켜 ‘서울시 안전관리위원회’를 주재해 메르스 확산 차단에 나섰다.

메르스 여파로 나들이를 줄인 시민들 때문에 매출이 급감한 소상공인 등 피해업체에 2000억원의 긴급자금을 지원키로 하고, 곤란을 겪고 있는 저소득 계층에게 공공일자리를 늘리는 생계대책도 내놨다.

메르스는 시민들에게만 낯설었던 게 아니었다. 메르스를 중동의 풍토병 정도로 생각했는지 발병초기 국내에 있지도 않은 낙타고기 운운하며 미숙한 대응으로 비난을 뒤집어 쓴 정부와 달리 박 시장은 ‘과잉대응’으로 시민들의 호감을 얻었는데, 잘 모르는 역병으로부터 시민들의 목숨을 지키려면 과잉대응이야말로 최선이라는 게 박 시장의 생각이었다.

박원순 시장의 적극적인 전략은 서울시를 넘어 다수의 국민에게 공감을 얻어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쟁쟁한 인물들을 누르고 1위에 오르는 발판이 됐다.

정치적 반대자들은 한밤중에 기자회견을 연 것은 전염병 공포를 확산시킨 것으로, 시의적절치 못했다고 비난했지만 다수의 국민들은 박 시장의 행보가 메르스 확산방지를 위한 올바른 결정이었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시민들이 박 시장을 다시 봤다고 말하는 것은 후덕하고 느긋해 보이는 인상과는 달리 위기상황에서 발빠르고 단호하게 대처하는 지도자의 모습을 봤다는 것이다.

박 시장이 대선주자 선호도 1위에 오른 것은 ‘난세의 영웅’이 민심을 얻는 경험칙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재현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