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성북구와 간송미술관
<기자수첩>성북구와 간송미술관
  • 문명혜
  • 승인 2015.11.19 15:50
  • 댓글 0

문명혜 기자 myong5114@daum.net
   
 

[시정일보]1906년 서울 대부호 집안에서 태어나 5.16 이듬해인 1962년 생을 마친 간송 전형필은 대한민국 현대문화사에서 누구도 범접지 못할 독보적 영역을 구축했다.

훈민정음 원본을 수집하고 일본으로 유출된 문화재를 찾아왔을 뿐만 아니라 한국전쟁 대혼란기에 온전히 대한민국의 문화재를 지켜냈다.

일본주재 영국인 변호사에게 현재가치 1200억원으로 추산되는 당시 서울시내 기와집 400채 값을 치르고 고려청자 20점을 구입하는 그의 배포와 결단을 마주하고 보면 경탄할 수 밖에 없게 된다.

한국의 문화재와 미술을 사랑했던 그의 수집품들은 국립중앙박물관과 비교해 양에서는 밀리되 질에서는 결코 밀리지 않는다고 평가될 만큼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중요문화재가 망라돼 있는데 “민족문화유산의 수호신”이란 평가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

기자가 간송 이야기를 꺼낸 것은 김영배 성북구청장 때문이다. 만날 때 마다 목에 힘을 주며 일제강점기에 조선의 국보와 혼을 지키기 위해 전재산을 쏟아 부은 간송의 위대한 인간성을 칭찬하고 그가 사모은 방대한 문화재들이 성북구 성북동 간송미술관에 있음을 자랑한다.

간송미술관은 1934년 간송이 북단장터에 조선 최초로 설립한 사립박물관 ‘보화각’을 간송 사후 유족들이 그를 기리기 위해 1966년 현재의 이름으로 바꾼 것으로 1971년부터 일반에 공개돼왔다.

김영배 구청장은 한국 전통문화의 미를 국내외에 알릴 역사와 문화를 테마별로 전시하는 박물관 클러스터를 조성해 향후 성북구와 서울, 나아가 대한민국의 미래 100년을 책임질 관광자원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간송미술관, 시인 백석과 길상사, 심우장, 가구박물관, 한양도성에 더해 2018년까지 조선생활사 거리를 완공해 성북을 대한민국 대표 관광명소로 만들겠다는 것인데, 이미 민선 5기때부터 1년에 두어차례 서울시 출입기자단을 성북동에 불러 ‘프레스투어’를 시키면서 지역의 역사문화를 알려온 걸 보면 성북관광 명소화 전략은 그와 성북구의 오랜 숙원사업임을 짐작케 한다.

기자는 김영배 구청장의 ‘정성’ 탓에 최근에야 이충렬 저 <간송 전형필>을 읽었다. 사색의 계절 가을, 역사교과서 국정화 정국에서 간송 전형필을 읽으며 우리민족의 역사와 문화를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