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19대 마지막 정기국회만이라도 세비 값 제대로 해야
<기자수첩>19대 마지막 정기국회만이라도 세비 값 제대로 해야
  • 정칠석
  • 승인 2015.11.26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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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19대 마지막 정기국회 종료일이 12월9일로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 그러나 여야는 한마디로 예산심의 및 민생법안 처리 등 할 일은 많은데 꼼짝달싹 하지 못하며 당리당략에 막혀 있는 실정이다.

민생 법안 처리 차원에서 역대 최악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는 19대 국회가 마지막까지 이런 모습을 보이면서 내년 4월 국민들에게 표를 달라고 할 명분이 있는지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입법을 하는 국회가 법을 어기는 것을 밥 먹듯 하면서 어떻게 국민들에게 자신들이 만든 법을 지키라고 할 수 있는지 그 표리부동한 모습에 국민들은 치를 떨고 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를 비롯 선거구 획정, 노동개혁 법제화, 누리과정 예산 편성, 대테러방지법 등 쟁점 현안이 산적해 있는데도 여야는 애써 외면하며 여유(?)를 부리고 있는 모습이다.

반면 고용 불안과 내수 부진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우리 경제의 출로였던 수출마저 중국의 성장 부진으로 하향세로 접어든 상황은 아랑곳 하지 않고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표를 얻기 위한 포퓰리즘 법안들을 무더기로 쏟아 내고 있다.

또한 서비스산업발전법 등 정부 제출 경제활성화 법안들은 제대로 심의조차 하지 않으면서 총선 표를 의식해 예결위에서 끼워 넣은 지역예산이 총 6조 6378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말문이 막힐 따름이다.

그나마 지난해부터 개정된 국회법인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법정시한인 12월2일을 어기면서까지 예산안을 심의하지 않고 있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다행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국회선진화법은 국회가 11월30일까지 예산안 심사를 마치지 못하면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 원안을 국회 본회의에 자동 부의토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시간에 쫓겨 제대로 심의를 하지 못하면 가뜩이나 어려운 형국에 국민들이 낸 혈세만 낭비된다는 사실을 직시했으면 싶다.

특히 최근 서울대 행정대학원 부설 연구센터는 한국 국회의원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 34개국 중 세번째로 높은 연봉을 받으면서 의회경쟁력은 꼴찌 수준이라는 자료를 내놓았다는 사실에 대해 우리는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국회가 제 역할을 못하면 나라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

여야는 이러한 모든 것을 감안, 한·중 FTA 회기 내 비준과 노동개혁 5개 법안의 연내 입법과 내년 총선의 선거룰인 선거구 획정 등 상정된 안건과 시급한 민생법안을 회기 내 꼭 처리하는 길만이 그나마 역대 최악이라는 19대 국회가 명예를 회복할 절호의 기회라는 사실을 유념, 마지막 정기국회에서만이라도 세비 값을 제대로 해 국민을 위한 국회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