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지식과 지혜는 세상 모든 이치를 찬찬히 따져보는데 있어
<시청앞>지식과 지혜는 세상 모든 이치를 찬찬히 따져보는데 있어
  • 시정일보
  • 승인 2015.12.03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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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欲修其身者(욕수기신자)는 先正其心(선정기심)하고 欲正其心者(욕정기심자)는 先誠其意(선성기의)하고 欲誠其意者(욕성기의자)는 先致其知(선치기지)하니 致知(치지)는 在格物(재격물)이라.

이말은 大學(대학)에 나오는 말로서 ‘자기를 수양하고자 했던 사람은 먼저 자신의 마음을 바로잡았고 먼저 자신의 마음을 바로잡고자 했던 사람은 먼저 자신의 의지를 성실히 다졌고 먼저 자신의 의지를 성실히 다지고자 했던 사람은 먼저 자신의 지혜가 극치에 달하게 했으니 지식과 지혜가 극치에 달하게 하는 것은 세상 모든 것의 이치를 찬찬히 따져보는 것에 달려있다’는 의미이다.

밝은 덕을 천하에 밝히는 것의 근본은 자기 수양이되 자기 수양의 근본을 따져 가면 이는 또한 치지와 격물에 달려있다고 했다. 대학은 밝은 덕을 천하에 밝히고 천하를 화평하게 하는 것이 학문의 궁극적 목표인데 그 출발점은 자기수양이며 또 자기수양의 출발점은 치지와 격물이라는 것을 역설하고 있다. 따라서 치지와 격물은 대학의 핵심 내용 중 하나인 만큼 이에 대한 해석도 고금을 통해 복잡하고 다양하게 전개돼 왔으며 심지어 지나치게 추상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까지 했다. 그 의미를 모두 포함할 수는 없지만 종합하여 알기 쉽게 풀어보면 역문에 밝힌바와 같이 치지는 지식과 지혜가 극치에 달하는 것이요 격물은 세상 모든 것의 이치를 찬찬히 따져보는 것이다.

작금에 들어 대학 교수들이 무더기로 남이 쓴 책을 표지만 바꿔 다시 출판하는 파렴치한 행태가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검찰은 일명 표지갈이 수법으로 책을 내거나 이를 눈감아 준 혐의 즉 저작권법 위반·업무방해 혐의로 대학교수 200여 명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대학 교수는 학문적 양심의 표상이 돼야할 최일선의 사회 지도층이다. 교수 사회의 도덕성이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참담한 심경을 금치 않을 수 없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들은 아무런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다는 점이다. 검찰에 따르면 일부 교수는 의심을 피하려고 책 제목에 한 두 글자를 넣거나 빼는 수법까지 썼다고 한다.

국ㆍ공립대학은 물론 유명 사립대에 이르기까지 전국 50여 곳에서 이 같은 비리가 저질러졌다. 결국 양심을 판 엉터리 교수들이 주위에 널려있었던 셈이다.

대학은 혐의가 명백한 교수들을 즉각 퇴출하고 교수와 학생의 윤리의식을 높이고 연구논문에 대한 검증을 강화하는 등 자정노력에 나서야 할 것이다.

차제에 당국은 이번 사건을 철저히 파헤쳐 이러한 일들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