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나도 쌍문동에 가고 싶다
<기자수첩>나도 쌍문동에 가고 싶다
  • 李周映
  • 승인 2016.02.18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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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종영한지 한 달이 넘었지만, 지금보다는 조금 더 따뜻했던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은 줄지 않고 있는 듯하다.

바로 이 많은 사람들의 추억을 다시 꺼낸 무대가 도봉구 쌍문동이다.

지금의 쌍문동은 드라마 속 1988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80년대 고층아파트가 세워지는 개발 붐에서 조금은 벗어나 도봉구에서 옛날 골목의 모습을 가장 많이 담고 있는 지역임에는 분명하다.

확실히 쌍문동에는 골목이 많다. 덕선이가 다닌 쌍문여고의 모델이 된 정의여고도 골목 끝에 위치해 있고, 지난해 개관한 둘리뮤지엄도, 씨알 함석헌 선생의 기념관도 골목길 중간에 있다.

특히 함석헌 기념관의 커뮤니티 공간은 응팔 속 동네 아주머니들이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떨던 라미란 여사의 집을 떠올릴 만큼 주민들에게 개방된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사실 쌍문동이 이렇게 응팔로 많은 관심을 받기 전부터 둘리가 도우너, 또치와 함께 살았던 고길동의 집이 있는 곳으로 유명했다.

이는 둘리 만화를 보지 못한 지금 젊은 친구들이 쌍문동을 방문하면 새롭게 알게 되는 사실이기도 하다.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그동안 문화를 통해 지역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와 사업들을 펼쳐 왔다.

지난해 둘리가 살던 쌍문동에 ‘둘리뮤지엄’을 건립했고, 빙하를 타고 온 둘리가 발견된 우이천에는 단일 캐릭터 벽화로는 서울에서 가장 긴 380m 규모의 ‘둘리 벽화’가 올해 3단계를 끝으로 완성된다. 올해 말까지 쌍문역은 둘리테마역으로 조성돼 둘리 캐릭터로 만들어진 조형물과 의자, 포토존, 방명록 등을 설치해 도봉을 알리는 또 하나의 새로운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둘리뮤지엄’에서 조금 걸어 내려오면 김수영 문학관을 시작으로 한국사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폭군인 연산군묘,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 때 가장 많은 도움을 주고 가장 총애했다는 정의공주 묘, 일제시대 민족문화재를 지키는데 힘쓴 간송 전형필 고택, 파평윤씨 일가가 원당마을에 정착하며 이용했고 현재까지도 생활용수로 사용되고 있는 원당샘, 60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가을이면 노란 은행잎을 띄우는 은행나무까지 역사문화관광벨트가 이어진다.

이뿐 아니라 4월 개관 예정인 ‘플랫폼창동 61’은 다양한 젊은 예술가들이 모이는 문화예술 라이프 복합공간과 내년에 착공예정인 2만석 규모의 서울아레나까지 도봉구는 이제까지 변방의 경쟁력 떨어지는 도시라는 오명을 벗고 새로운 문화관광명소로의 출발을 시작했다.

문화로 지역 경제를 이끌고 주민들의 자긍심을 높이겠다고 약속했던 이동진 도봉구청장의 결실이 이제 코앞이다.
도봉구가 응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