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구의회 ‘울트라맨’ 정해성 팀장
종로구의회 ‘울트라맨’ 정해성 팀장
  • 윤종철
  • 승인 2016.03.0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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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즐겁게 100㎞ 함께 뛰어요”
   
 

[시정일보]마라톤 풀코스 42.195㎞, 이를 완주한다는 생각만 해도 숨이 턱턱 막히는 거리지만 이를 단거리 달리기로 여기는 이들이 있다. 바로 ‘울트라 마라토너’ 들로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많이 알려져 있진 않지만 세계적으로는 많은 이들이 즐기는 스포츠다. 일본만 해도 100㎞를 완주한 사람들만 10만명이 넘는다는 인기 있는 종목이다.

‘울트라 마라톤’은 최소 100㎞를 완주해야 인정되며 몽골 홉스쿨호수 국립공원(100㎞), 그리스 아테네(246km), 일본 나고야(270km) 등이 대표적인 코스로 꼽히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해남 땅끝탑에서 출발해 광주, 전주, 대전, 청주, 원주, 홍천, 인제, 고성을 거쳐 북단 통일전망대 앞 '민통선'까지 장장 643km를 종단하는 코스가 가장 긴 코스로 약 6일(140시간)~8일(160시간)까지의 사투 끝에 9명이 완주한 바 있다.

강화도 창후 선착장에서 강릉 경포대해수욕장까지 한반도를 가로지르는 311㎞ 코스도 잘 알져져 있다.

어떤 스포츠보다도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을 요구되는 이런 죽음의 레이스를 생활화하며 울트라마라톤을 국내에 알리고 있는 공무원이 있다. 바로 종로구의회 ‘울트라맨’ 정해성 팀장이다.

정해성 팀장이 마라톤을 시작한 것은 21년전으로 정 팀장이 35세 되던 해였다. 당시 정 팀장은 고도비만과 고혈압에 마라톤을 시작했다 한다.

매일 새벽 5시30분에 일어나 10~20km씩을 달리며 정 팀장에게 마라톤은 그야말로 ‘생활’로 변해갔다. 이후 약 5년여 동안 마라톤 풀코스를 24차례(최고기록 3시간 10분)나 완주하기도 했다. 건강은 덤이었다. 단 6개월만에 18㎏을 감량했으며 고혈압도 없어졌다.

정 팀장이 울트라 마라톤을 접한 것은 지난 2000년도 일이다. 당시에는 관련 연맹이나 유경험자가 없어 정 팀장은 도움없이 마냥 한강 둔치를 뛰며 울트라 마라톤에 대한 도전을 준비했다.

이후 105.48Km에 이르는 울트라마라톤을 여러명과 함께 뛰는 합동시도에 완주하며 자신감을 키운 정 팀장은 무지원 단독 완주방식인 초장거리 써바이벌 울트라 마라톤에 참가했다.

강화도에서 강릉 경포대 해수욕장까지 311km를 달리는 국토횡단 코스로 정 팀장은 75시간 35분만에 만에 횡단에 성공했다.

이듬해에는 일본 나고야에서 벌어지는 270km 벚꽃길 울트라 마라톤 대회에 출전해 46시간 24분 63위라는 기록을 세우며 국내 울트라마라톤 저변 확대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며 많은 이들에게 ‘우리도 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 넣기도 했다.

올해도 정 팀장은 오는 4월2일 열리는 울트라 마라톤 국가대표 선발전에도 출전할 예정이다.

안양천 신정교 밑 인라인 스케이트 장의 1㎞ 트렉을 24시간 계속 달리는 방식으로 1~3등까지 세계대회의 출전권을 얻는다. 다만 순위안에 들었다 하더라도 뛴 총 거리가 최소 200㎞를 넘지 못하면 탈락되는 그야말로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레이스다.

정 팀장은 “주변에선 다들 미쳤냐고 농담 삼아 말하지만 생활에 의욕도 생기고, 자신감도 생긴다”며 “더 많은 분들이 ‘천천히, 힘들지 않게, 즐겁게’ 뛰면서 건강도 챙기고 삶의 활력도 높였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윤종철 기자 / sijung198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