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사람은 자기 자식의 나쁜 점은 알지 못하는 법
시청앞/사람은 자기 자식의 나쁜 점은 알지 못하는 법
  • 시정일보
  • 승인 2016.03.31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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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故(고)로 諺有之(언유지)하되 曰(왈) 人莫知其子之惡(인막지기자지악)하며 莫知其苗之碩(막지기묘지석)이라 하니라. 此謂身不修(차위신불수)면 不可以齊其家(불가이제기가)라.

이 말은 大學(대학) 修身(수신)편에 나오는 말로써 ‘그러므로 속담에도 있다시피 말하기를 사람은 자기 자식의 나쁜 점은 알지 못하는 법이며 자기 싹이 큰 줄은 알지 못하는 법이다. 이런 것을 두고 자신이 수양되지 않으면 자신의 집안을 화목하게 이끌 수 없다고 한 것이다’라는 의미이다.

인간관계의 첫 걸음이 부모·자식·형제·친척으로 이뤄진 가족 또는 집안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다른 어떤 인간의 관계보다도 가까운 만큼 편애하는 것도 맹목적이고 무조건적이기 쉽다. 특히 대표적인 것이 부모의 자식 사랑이다. 자식의 잘못을 꾸짖는 이웃을 오히려 탓하는 부모, 자식이 원한다면 무엇이든 해 주려는 부모, 자식의 출세를 위해 비리도 서슴지 않으려는 부모 등등 모두가 한치 앞을 못 보는 맹목적인 편애이다. 그런 가정에서 자란 자식이 사회에 봉사할 리 없으며 그런 사람만이 가득 찬 사회에 화평이 있을 리 없다. 자기를 수양하는 것은 집안을 화목하게 이끌고 나아가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경영하는 것의 뿌리요 첫걸음이다. 자신이 수양돼야만 형제와 다툼이 없게 되고 부모가 되어 자식을 편애하지 않게 되고 자식이 되어 부모를 저버리지 않게 되어 집안이 가지런히 된다.

작금에 들어 대한항공, 몽고식품에 이어 이번에는 대림산업까지 대기업 회장 자녀들이 보여 준 일탈 행위가 끝이 없는 듯하다. 대림산업 3세 경영인인 이해욱 부회장의 운전기사들이 상습 폭언과 비인간적인 횡포에 시달렸다는 증언이 나와 우리를 아연케 하고 있다. 서로 눈이 마주치지 않도록 백미러를 접은 채 운전하고 카레이싱 마니아인 이 부회장이 시속 150∼160㎞로 차를 몰 때 옆에 앉아 지나가는 차량 차종을 중계방송까지 했다고 한다. ‘과격한 언어를 사용하더라도 절대 진심으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차후 배려해 주신다’는 등의 내용이 적힌 수행가이드 문건까지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그동안 바뀐 운전기사만 40명에 이른다고 하니 운전기사들이 느꼈을 모멸감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비인간적인 횡포에 얼마나 마음의 상처가 컸으면 해당 운전기사들은 “꼭 사과 받고 싶다”고 말했을까. 고용노동부 서울지방노동청이 이 부회장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고 한다. 만시지탄의 감은 있지만 다행이라 생각된다. 잊을 만하면 터져 나오는 재벌가 2·3세들의 일탈 행위는 미숙한 인성 탓으로만 돌리기엔 너무 끔찍하다. 차제에 당국은 이번 사건의 실상을 반드시 밝혀 일벌백계해 우리사회에 다시는 이런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경종을 울려 비뚤어진 금수저들의 막장 행태를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