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의 경험칙
지방선거의 경험칙
  • 시정일보
  • 승인 2005.06.30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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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5월31일 지방선거가 11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자치구 공무원들도 귀를 열고 눈을 크게 뜨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구청장 후보로 누가 나올지, 정확히는 누가 당선될지를 미리 점쳐보려는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민선 1, 2, 3기를 거치면서 현직구청장에게 ‘충성’하며 잘 나가던 공무원이 구청장이 바뀌면서 정들었던 구를 떠나거나 ‘추운’자리로 ‘유배’되고 승진에서 탈락하는 무서운 ‘역사’를 익히 보아왔기 때문이다.
물론 승자의 편에 서서 영화를 누리던 공무원들도 예외는 아니다. 자칫하면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 선거 후폭풍의 희생자가 되지 않기 위해 누가 승리자가 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때 잘 나가던 전직 구청장의 컴백 소문을 접한 한 공무원은 구청장에게 총애를 받으며 신나게 직장생활을 했던 시절을 회상하며 “한번 찾아 뵙고 식사라도 대접하고 싶은데 보는 눈들이 많아서...”라며 말끝을 흐린다.
공연히 줄을 댓다가 만약 출마를 안한다거나 낙선이라도 되면 당하게 될 보복이 두렵다는 뜻에 다름 아니다.
현직 구청장이 3선이어서 다음 선거에 출전을 못하는 구들의 경우는 더욱 요란하다. 서울시 간부, 구의원, 시의원 등 지역 야심가들이 자천타천으로 후보군에 거명되면서 그들의 특성과 당선가능성이 벌써부터 회자될 정도로 각 구에서는 지방선거 열기가 조금씩 달아오르고 있다.
선거의 결과로 권력이 만들어지고 권력이 임명권자가 분배한 자리로 행사되는데 그 자리를 향한 수많은 공무원들의 대시가 이미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지방선거는 후보자들만의 경합이 아니다.

文明惠 기자 / myong@sij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