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지방을 돈으로 주무르려는 ‘지방재정 개혁방안’
<기자수첩>지방을 돈으로 주무르려는 ‘지방재정 개혁방안’
  • 이승열
  • 승인 2016.05.19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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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열 기자
   
 

[시정일보]행정자치부가 지난 4월22일 발표한 ‘중단 없는 지방재정개혁 추진방안’에 대해 경기도와 소속 기초자치단체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경기도 31개 시·군 중 27개 시·군 단체장들은 지난 4일 공동성명을 내고 “추진방안은 지방정부의 근본적 자립을 외면한 돌려막기식 정책에 불과하다”며 철회를 요구했다. 또 수원·성남·용인·고양·화성·과천 등 6개 자치단체 시장들은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추진방안의 폐기를 다시 촉구했다. 여기에 경기도의회도 이번 추진방안 철회를 요구하는 건의안을 11일 발의했으며, 여당 소속인 남경필 경기도지사마저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하향평준화 정책”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이번 추진방안은 크게 두 가지 내용을 축으로 구성돼 있다. 우선 현재 시·군세인 법인지방소득세의 50%를 도세로 전환해 시·군에 재배분하는 방안이다. 법인지방소득세는 기업이 해당 시·군에 내는 세금을 말한다. 이 방안이 실현되면 보통교부세를 받지 않아도 독자적으로 재정 운영이 가능한 불교부단체들, 수원·성남·용인·고양·화성·과천 등 6개 시가 재정적으로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두 번째는 도세의 일부를 시·군에 재배분하는 조정교부금 배분 기준을 바꿔 인구수와 징수실적보다는 재정능력에 가중치를 더 두겠다는 것이다. 특히 불교부단체가 조성에 기여한 조정교부금은 90%를 해당 시·군에 우선 배분한다는 내용의 경기도 조례도 불합리하다며 개선하겠다고 한다. 이 역시 6개 불교부단체에게 크게 불리한 내용이다.

이번 추진방안은 얼핏 보기에 자치단체 간 재정형평성을 제고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이지만, 지방재정을 강화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무시한 땜빵 처방이라는 지적이 많다. 즉 현재 지방재정 위기의 본질적 원인인 국세와 지방세의 불균형(8:2) 및 과다한 복지매칭사업의 문제는 해결하지 않은 채 자치단체 간 갈등만 조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번 추진방안은 지방을 돈으로 쥐락펴락 하겠다는 중앙정부의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게 한다. 특히 최근 일련의 자체 복지사업으로 중앙정부와 대립각을 세워온 이재명 성남시장을 견제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의혹을 떨칠 수 없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이번 추진방안은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을 무시한 처사”라며 “정부는 이미 약속한 지방소비세율 단계적 확대, 보통교부세 교부율 상향, 지방세 비과세·감면 축소 등을 당장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방재정 문제의 해결은 자치단체 간 재배분이 아니라 중앙과 지방의 재정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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