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마음 바탕을 밝게 해 근본을 잃지 말아야
시청앞/ 마음 바탕을 밝게 해 근본을 잃지 말아야
  • 시정일보
  • 승인 2016.05.26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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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誇逞功業(과령공업)하며 炫燿文章(현요문장)은 皆是 外物做人(개시고외물주인)이니 不知心體瑩然(부지심체형연)하여 本來不失(본래부실)하면 卽無寸功隻字(즉무촌공척자)라도 亦自有堂堂正正做人處(역자유당당정정주인처)니라.

이 말은 ‘공로를 뽐내거나 배운 지식을 자랑하는 것은 그들의 외물에 의해 이루어진 사람이기 때문이다. 마음 바탕을 스스로 밝게 하여 근본을 잃지 않으면 비록 공로가 없고 배운 것이 없더라도 스스로 당당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는 의미이다.

에라스무스는 그의 저서 <우신예찬>에서 사람이란 값어치가 없으면 없는 만큼 자만이 강하고 뻔뻔스러우며 차츰 오만해지고 차츰 뻐긴다고 했다. 자만심이야말로 모든 지혜의 막다른 길이 아닐 수 없다. 마음 바탕을 스스로 밝게 해 근본을 잃지않는 사람에게는 그러한 뻔뻔스러움과 오만을 찾아볼 수가 없다.

작금에 들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7주기 추도식에서 일부 참석자가 안철수 대표 등 국민의당 지도부에게 욕설을 퍼붓는 일이 또 벌어졌다. 이들은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여 피하는 안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 등을 쫓아다니면서 야유했다. 자제하자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욕설에 파묻혔다.

지난해 추도식에서는 아들 건호씨가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를 면전에서 면박 줬고 참석자들이 비노계 야당 의원을 향해 물을 뿌리기까지 했다. 일부 이런 행동들로 인해 국민들에게 비치는 친노의 이미지는 생각이 다른 사람, 정치적 태도가 다른 사람이라면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는데 대해 우리는 안타까움을 금치 않을 수 없다.

노 전 대통령 추도식이 일곱 번째지만 아무 일 없이 지나간 적이 별로 없었으며 추도식을 할 때마다 그런 부정적 이미지는 점점 강해졌다. 노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으로는 유일하게 스스로 비운의 삶을 마감했다. 그만큼 지지자들의 추모 열기가 애틋하고 추도식에 열기가 고조되는 것이 이해는 된다. 하지만 전직 대통령 추도식이 자신들만의 전유물인 양 다른 정치세력을 배척하는 것은 곤란하다.

욕설과 폭력, 증오에 가득 찬 난폭성은 노 전 대통령이 꿈꿨던 사람 사는 세상과 동떨어지며 결코 고인의 뜻이 아니라 생각된다. 이들이 보인 행동들은 추모식이란 행사의 성격과도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직시 마음 바탕을 스스로 밝게 해 근본을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