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시스템 육아 ‘동작구 보육청’
<기자수첩>시스템 육아 ‘동작구 보육청’
  • 최희주
  • 승인 2016.06.02 13:14
  • 댓글 0

   
 

[시정일보]내 아이가 태어나 처음으로 단체 생활을 시작하게 되는 곳, 내 아이가 처음으로 ‘선생님’이라는 단어를 접하게 되는 이가, 바로 어린이집과 어린이집의 보육교사다.

얼마 전 인천의 모 어린이집에서 어린이집 원장이 3세 원아들을 학대한 혐의로 구속됐다. 원아들을 수차례 손바닥과 주먹으로 때리고 팔을 꺾는 등 교육자로서의 기본적인 자질까지 의심이 갈 정도다.

지난 2012년, 무상보육시대가 열렸다. 하지만 매년 부족한 재정으로 인한 불안한 교육 환경 속에서 어린이집 아동 학대 사건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일 끊이지 않고 터져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일들이 터지면서 국회는 관련법을 개정해 어린이집 CCTV 설치를 의무화 했고 정부와 각 지자체에서는 보육교사의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을 실시하고 처우 개선을 위한 나름의 자구책들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똑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고 보다 근본적인 접근과 해결점이 필요한 시점이다.

말뿐이 아닌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보육의 질’을 높여 나가는데 지자체인 동작구가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이 같은 정책은 차별 없는 교육은 보육에서 시작된다는 이창우 구청장의 신념과 보육의 공공성 표방에 대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구는 올해 보육사업에 역점을 두고 현재 39개의 국공립어린이집을 2020년까지 51개소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올 2월 구 육아종합센터를 ‘보육청’이라는 개념으로 보다 포괄적이고 강화된 시스템으로 전환해 보육사업들을 대대적으로 재편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보육교사들에 대한 채용·선발부터 전보ㆍ승진까지 인사시스템을 도입해 시범운영에 들어갔으며 자격증 취득에 대한 교육프로그램을 확대, 우수 보육교사에게 연1회 해외연수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계획안을 갖고 추진 중이다.

구의 이 같은 정책에 대해 구민들은 환영하고 있다. 국공립어린이집이 늘어나면 저렴한 보육료 외에도 체계적인 감시와 관리ㆍ감독 하에서 어린이들에게 바른 먹거리와 체계적인 교육과정 시스템이 마련되고 보육교사들에게는 안정감을 주어 학부모들은 보다 내 아이의 안전에 대해서는 걱정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긍정적인 효과도 많지만 우리 사회가 감당해내야 할 몫도 만만치 않다. 매년 부족한 재정을 어떤 방법으로 채우느냐가 무엇보다 관건일 것이다. 구는 어린이집 신설과 전환에 대해 기부채납을 활용하고 민관이 연대해 재원부담을 최소화한다고 밝혔지만, 이 또한 앞으로 동작구가 풀어야할 커다란 숙제이기도 하다.

전국최초로 시도되는 동작구의 일명 보육청 사업이 성공적인 모델로 자리매김해 타 자치단체에서도 활용될 수 있는 모범적인 선례로 남길 기대하며 2일 열리는 육아종합지원센터 사업설명회에서는 어떤 대안들이 나올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