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에서 깨어나 스스로를 비춰 보아야
혼돈에서 깨어나 스스로를 비춰 보아야
  • 시정일보
  • 승인 2005.07.21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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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燈螢然(일등형연)하고 萬雷無聲(만뢰무성)은 此吾人初入宴寂時也(차오인초입연적시야)요 曉夢初醒(효몽초성)에 群動未起(군동미기)는 此吾人初出混沌處也(차오인초출혼돈처야)라 乘此而一念廻光(승차이일념회광)하여 炯然返照(형연반조)하면 始知耳目口鼻(시지이목구비)는 皆桎梏(개질곡)이요 而情欲嗜好(이정욕기호)는 悉機械矣(실기계의)리라.”
이 말은 등불이 반딧불처럼 깜박거리고 만상이 소리가 없다. 우리가 비로소 편히 잠들때다. 새벽꿈에서 갓 깨어날 때 모든 움직임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 우리가 비로소 혼돈에서 깨어날 때다. 이 때를 놓치지 않고 일념으로 빛을 돌려 스스로를 비춰보면 비로소 알 것이다. 이목구비가 모두 질곡이고 정욕과 기호가 모두 마음을 병들게 하는 기계인 것을. 밤은 모든 것을 그 긴 어둠의 자락으로 덮어 버린다. 낮에 있었던 숱한 울음과 노래와 비명과 속삭임을 밤은 마치 거대한 빗줄기로 쓸어가듯이 그의 공동으로 한없이 휘몰아가 버린다. 그런 밤 속에선 반짝이는 등불마저도 힘이 없다. 삶 속에는 숱한 것들이 삶의 찌꺼기처럼 살아 남아 부유하고 있다. 죽음도 사랑도 그리고 배신도 미움도 모두 부유물의 한가지에 불과하다. 남아있는 것은 살아있는 것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보이지 않는 것들은 죽어버린 것이 아니다. 그대의 삶에서 이 모든 부유물들을 없이 해 버린다면 과연 무엇이 남아 있을까. 아무 소리도 아무 움직임도 없는 그 시간에 다만 그대가 살아있음을 실감하라.
작금의 일부 진보단체 회원들이 인천 자유공원에 있는 맥아더장군 동상을 철거하겠다는 집회를 강행하자 보수단체들은 동상보존을 위한 집회를 개최했다. 6.25전쟁때 우리 국군과 수많은 무명용사들의 죽음이 이 나라의 자유를 지켜왔다는 사실을 직시했으면 싶다. 당시 인천 상륙작전을 결행한 유엔군 총사령관 맥아더 장군이 없었던들 지금 우리가 자유를 이렇게 만끽하고 있을까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맥아더장군의 동상을 철거한다는 것은 미국뿐만 아니라 유엔의 결의에 의해 파병한 참전 16개국 전체를 매도하는 것이며 이 땅에 자유를 지키기 위해 참전했다 유명을 달리한 전사자들이 지하에서 편히 잠들지 못하게 하는 일이다.
물론 몇몇 극단적인 반미주의자로 인해 우방국들에 국민전체가 매도당하는 일은 없어야하며 지금 와서 멀쩡하게 있는 48년이나 된 동상을 철거해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참전해 수많은 전사자들을 낸 16개국 참전용사들에게 지탄을 받는 일은 없어야 된다고 생각된다.


宋利憲 기자/wine@sijung.co.kr